[머리글 중에서]
필자는 신약성경이 어떤 종류의 책이며, 그 특징은 무엇이고, 또한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어떻게 생성되었는가 등에 대한 질문에 가능한 한 충실하게 대답하여 오늘의 그리스도인들이 신약성경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려 한다. 무엇보다 성경 본문을 가능한 충분하게 제시함으로써 평신도를 포함한 신학 입문자의 눈높이에 맞추어 알기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함과 동시에 중심 문제에 대하여 교리 위주의 단답형•암기식 성경공부 방식에서 벗어나 서술적 방식을 통해 대답함으로써 더 쉽고 명확한 이해를 꾀하였다. 그러면서도 단순히 전통적인 시각에 머무르지 않고 성서학자들의 중요한 연구 결과를 진솔하게 소개하여 신학과 교회 현장 사이에 가로놓인 간격을 좁히려고 애를 썼다.
(중략)
2017년 개정판에 이어 이번에 완전히 새로운 판형으로 출간된 개정증보판은 최근 출간된 여러 전문 서적을 참고하는 가운데 내용 전반에 걸쳐(특히 제2부) 수많은 수정과 보완을 통해 완성도를 높였다. 그 결과 전체 분량이 늘어나는 것을 피할 수 없었다. 계속하여 독자들의 많은 관심과 질정을 기다린다. 이 책이 독자들의 성경 이해의 폭을 더욱 넓히고 성경의 깊이 있는 가르침을 깨달아 각자가 처한 교회와 삶의 영역에서 말씀에 따라 살아가는 데에 도움이 되고, 그리하여 한국교회의 미래가 밝아지고 새로운 도약이 일어나는 데에 조금이라고 기여할 수 있다면 여기서 더 큰 바람이 없을 것이다.
지난 세기 한국교회는 경제 성장의 속도에 발맞추어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의 경이로운 성장을 이룩했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선 지금 사람들은 한국 개신교가 총체적인 위기에 빠져있다고 말한다. 아니, 총체적 위기 상황임이 분명하다. 교회의 성장은 멈추었고, 어린이들과 청년들이 교회에서 이탈하는 속도가 심상치 않다. 또한 물질적 세속주의와 교회 세습 문제 등으로 인해 교회와 교회 지도자들에 대해 사람들이 갖고 있는 기대와 인상은 더 이상 긍정적이지 않다. 이런 위기를 감지한 많은 교인들은 교회 개혁의 필요성을 외치고 있다.
이러한 여망에 부응하고자 한국교회가 나름대로 교회 개혁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하나둘씩 실천에 옮기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리 밝은 전망을 보이지 못하는 것은 무엇인가 출발점에서부터 미흡한 점이 있어서일 것이다. 한국교회 안에서 보완되어야 할 가장 시급한 사안은 말씀이 참 말씀되지 못한 현실을 극복해 나가는데 있다고 보면서 필자는 마땅히 성경에 대한 바른 이해로부터 교회 개혁이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종교개혁자들이 교회의 낡은 관습과 그릇된 관행에 저항하면서 "오직 성서로"(sola scriptura)의 구호를 내세움으로써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해 보이던 종교개혁을 끝내 이룩할 수 있었듯이, 한국교회 개혁의 성패는 개혁의 의지와 방향이 과연 성서적인가 아닌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한국교회의 교인들이 여타 다른 나라의 교인들이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성경 읽기에 많은 관심과 열의를 보이는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성경을 얼마나 열심히 읽고 핵심 성구를 얼마나 많이 암송하는가가 아니라, 성경의 진정한 의미를 얼마나 잘 깨닫고 그 말씀을 얼마나 잘 실천에 옮기며 살아가는가에 달려있다. 곧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자리에서 그 말씀의 생명력이 드러나야 한다는 말이다. 이렇게 교회 개혁의 성패도 성경의 올바른 이해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는데, 그렇다면 거의 2000년 전에 기록된 신약성경을 오늘의 우리가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의 문제가 언제나 관건이 된다.
기독교 경전인 성경은 시대를 막론하고 불변하는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으로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특히 신약성경은 기독교 메시지의 특징을 잘 드러낸다. 신약성경을 "기독교 신앙의 대헌장"이라고 부르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리하여 필자는 신약성경이 어떤 종류의 책이며, 그 특징은 무엇이고, 또한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어떻게 생성되었는가 등에 대한 질문에 가능한 충실하게 대답하여 오늘의 그리스도인들이 신약성경을 올바르게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려한다. 무엇보다 성경 본문을 가능한 충분하게 제시함으로써 평신도를 포함한 신학 입문자의 눈높이에 맞추어 알기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함과 동시에 중심 문제에 대하여 교리 위주의 단답형·암기식 성경공부 방식에서 벗어나 서술적 방식을 통해 대답함으로 보다 쉽고 명확한 이해를 꾀하였다. 그러면서도 단순히 전통적인 시각에 머무르지 않고 성서학자들의 중요한 연구 결과를 진솔하게 소개하여 신학과 교회 현장 사이에 가로놓인 간격을 좁히려고 애를 썼다.
이 책의 제 1부 "신약성경 기초 다지기"는 필자가 교회 현장에서 교인들을 대상으로 강의하였던 실제 강의안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이 강의는 신약성경에 대한 본격적인 공부에 앞서 신약성경이 어떤 책인지를 소개하여 신약성경의 바른 이해를 돕는 기초 훈련에 해당한다. 이은 제 2부 "신약성경 각 권으로의 초대"에서는 신약성경 각 책의 특징과 핵심 메시지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이를 둘러싼 현대 성서신학의 연구, 특히 성서학의 종주국으로 자부하는 독일신학계의 최신 연구 결과를 효율적으로 반영하면서 간결하면서도 깊이 있는 서술로 알기 쉽게 소개하려 하였다.
여기서 우리가 사용하는 신약성경의 순서를 따르지 않고 신약성경 각 권의 생성 연대와 특징을 염두에 두고 그룹별로 배열하여 바울서신, 공관복음과 사도행전, 제2바울서신, 공동서신, 요한문서의 순으로 다룬다. 이렇게 하면 신약성경 전체의 생성 과정과 구조를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성경 구절의 인용은 대한성서공회가 1998 년에 출간한 <성경전서 개역개정판>을 따랐음을 밝힌다.
필자는 이 책에 최근까지의 학문적 연구결과를 가능한 충실히 반영하려고 노력하면서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본문설명과 관련된 여러 장의 그림도 첨가하였다. 그리하여 이 책은 아마 여타의 신약성경 해설 서와는 다른, 새롭고 신선한 느낌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갈 것이며, 미래 교회의 주역으로 활동할 평신도 지도자의 성경공부 교재나, 말씀 선포 자체에 관심이 많은 신학도와 목회자를 위한 신약성경 개론서로도 적합하고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개정판은 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초판 (2013년)에 비해 광범위하게 본문을 수정하거나 보완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각주도 적지 아니 첨가(특히 제 2부)되었기에 전체 분량은 어느 정도 늘어났지만 출판 비용을 고려하여 초판의 면수와 맞추어 편집하였다. 계속하여 독자들의 많은 관심과 질정을 기다린다. 이 책이 독자들의 성서 이해의 폭을 더욱 넓히고 성서의 깊이 있는 가르침을 깨달아 각자가 처한 교회와 삶의 영역에서 말씀에 따라 살아가는 데에, 그리하여 한국교회의 미래가 밝아지고 새로운 도약이 일어나는 데에 조금이라고 기여할 수 있다면 여기서 더 큰 바람이 없을 것이다.
끝으로 점점 어려워져 가는 우리나라의 출판 환경에도 불구하고 양질의 성서학 관련 도서를 제작하고 보급하여 성서학 연구 및 발전에 공헌하고 이 일을 통하여 한국교회 안에 바른 신학이 깊이 뿌리 내리기를 기대하며 이 책의 출판을 흔쾌히 허락해주신 <한국성서학연구소>의 소장이신 장흥길 교수님, 또한 편집과 교정일로 수고해주신 라병원 목사님, 장성민 목사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Gloria in excelsis Deo!
2017년 9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