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헤더배너
상품평점 help

분류국내저자 > 예술

이름:유민영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37년, 대한민국 경기도 용인

최근작
2023년 4월 <지나간 것은 모두 아름답다>

21세기에 돌아보는 한국 연극운동사

한평생 연극사를 공부하면서 그에 관한 학술 저서를 여러 권 펴냈지만 언제나 독자는 한정되어 있었다. 솔직히 딱딱한 문장에다가 각주가 주렁주렁 달린 책에 일반 대중이 관심을 가질 리 만무했다. 사실 연극사 연구도 궁극적으로는 극예술의 부흥에 보탬이 되어야 할진대 상아탑의 담을 넘어서지 못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는 생각이 때때로 들곤 했다. 더구나 대중의 정서 함양과 삶의 환희를 안겨주어야 하는 극예술에 대한 연구가 상아탑 안에만 머물러서는 제 역할을 다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썼다. 따라서 나는 이 책을 집필하면서 우선적으로 대중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식을 취했는데, 그 첫째가 건조하고 딱딱한 문장을 대중이 이해하기 편하도록 쉽고 부드러운 이야기식으로 바꿨으며, 두 번째로는 각주를 간소화하여 내주(內註)로 처리했다. 그리하여 내가 마치 조선시대의 전기수(傳奇?)처럼 대학 연구실을 나와 장터나 길섶에 서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우리 연극이 얼마나 어려운 세상을 뚫고 여기까지 와 있는지를 조곤조곤 이야기하듯이 썼다. 이야기 구성도 이면사를 끌어올려 표면사와 교직(交織)하여 입체화함으로써 독자에게 생동하는 역사로 다가가도록 했다. 그리고 연극사에 굳이 ‘운동’이란 용어를 붙인 배경에 대하여 설명해야겠다. 다 알다시피 우리나라 근대사는 임진란 때 이상으로 빈곤, 피압박, 동족상잔, 혁명 등 고난의 과정을 겪은 격동의 역사였다. 그런 질곡의 역사를 헤쳐 온 우리 연극은 자연스럽게 생존을 위한 거친 투쟁을 벌여야 했다. 이처럼 우리 연극은 인생의 아름다움과 슬픔을 노래하고 삶의 본질을 탐구하며 영혼의 구원을 찾을 여유 없이 오로지 거대한 불행과 마주하여 자기방어를 위한 저항의 고달픈 도정이었다. 바로 그 점에서 우리 연극사를 일반적인 예술사가 아닌 생존을 위한 저항운동사라고 본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20여 년 전, 거칠게나마 우리나라의 연극운동사를 정리한 바 있다. 그것을 2020년 말 일본의 전통 깊은 출판사 후쿄샤[風響社]에서 의외로 자청하여 번역 출판하기도 했다(여기서 의외라는 표현을 쓴 것은 1905년 을사늑약 이후 1945년 해방 때까지 40여 년 동안 그들이 우리 연극을 모질게 탄압해온 기록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책을 당사국의 유명 출판사에서 관심을 가지고 번역해준 데 따른 것이다). 그 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연극계는 변화와 발전을 위한 몸부림을 계속했고, 21세기 들어서며 한국의 문화 환경은 놀라울 정도로 변화했다. 세기가 바뀐 지도 20년이 훌쩍 지나간 오늘날, 달라진 현대의 연극계를 조망하며 나는 한국 연극운동사를 다시 정리할 필요를 느꼈다. - ‘책머리에’ 중에서

예술경영과 희곡읽기

연극사학회는 연극영역을 좀더 확대시켜보는 뜻으로 이 책에서는 극장에 관한 논문을 게재하게 되었다. 주지하다시피 극장은 연극이 창조 보급되는 집이다. 그에 대한 연구 없이 우리 연극의 진면목을 밝히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연극학자들은 극장 연구를 외면하고 아예 무시해 온 것이 사실이다. 외국 연극사서들을 보면 극장과 무대에 대한 서술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연극사 연구의 폭이 넓고 깊은 것이다.

지나간 것은 모두 아름답다

이 책을 만들면서 ‘인생이란 아름다움을 발견해가는 과정인 것 같다’라고 정의하니까 내가 젊은 시절에 겪었던 씁쓸한 경험도 아름답게 치장되는 것 같아 혼자 씩 웃기도 했다. 지금 80대 이상인 세대들은 경중의 차이는 있겠지만 참으로 우리 근대사의 여러 가지 굴곡을 다 겪었기 때문에 아픈 추억과 상처를 마음속에 지니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 초근목피의 농경사회로부터 단기간에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느라 얼마나 정치 경제사회가 요동을 쳤겠는가. 그런 와중에 끼어 자란 한 개인의 성장통을 가볍게 스케치한 것이 이 책의 제1부라고 말할 수가 있겠다. 세계적인 부조리극 작가 외젠 이오네스코는 일찍이 유년 시절에 겪었던 경험, 충격 같은 것이 후일 작품의 모티브가 된다고 했는데, 그 말은 학문을 해온 내게도 적용되는 말인 것 같아 흥미롭다. 제2부는 우리 전통 예술에 대한 일반의 무지 혹은 편견을 바로잡고 그 진정한 가치를 설명한 것인데, 범주는 아무래도 필자의 전공인 공연예술 분야에 한정되어 있음을 밝힌다. 그리고 제3부에서는 개화기 이후 우리의 공연예술을 이끌어온 몇몇 인물들의 숨은 이야기에서부터 두드러진 공연단체와 국립극장, 그리고 연극계를 대표하는 이해랑연극상의 역사와 방향 등을 짚어보았다. 이 책에 모은 글들은 내 고향 용인시 발간의 쿼털리 『인아트』에 게재되었던 것이 상당수이고 다른 잡지들에 게재되었던 것과 새로 쓴 글들을 체제에 맞도록 편제했다.

가나다별 l l l l l l l l l l l l l l 기타
국내문학상수상자
국내어린이문학상수상자
해외문학상수상자
해외어린이문학상수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