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도 우리는 왜 부실한 영어 교육을 혁신하려 하지 않는 것일까? 일차적으로는 영어 교육 혁신이 현 상황에서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차적으로는 우리 사회의 지도층들이 암암리에 현 상황을 즐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영어의 장벽이 높으면 높을수록 유리하다. 그러면서 영어로 인한 사회적 특혜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그들의 자식들은 일찌감치 영어권 국가로 유학시켜 유창한 영어 능력을 길러주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사회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영어 담론은 위선적일 수밖에 없다. 영어 담론을 주도하는 계층이 대부분 사회 지도층들로서 현 상황의 타파를 절실하게 염원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는 교육계, 학계, 정계, 재계, 문화계, 언론계 등을 막론하고 다 마찬가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