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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박동환

최근작
2022년 2월 <구호물품>

구호물품

‘말해 뭐 해’라는 말이 있습니다. 누구나 알고 있고 느낀다는 말이죠. 현재 상황이 저 말처럼 ‘아는데 말해서 뭐 할까?’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서로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해야 합니다. 아프다고, 힘들다고 서로에게 기대고 서로에게 의지하며 힘든 시절을 함께 이겨내야 합니다. 이번 디카시집 『구호물품』이 몸은 멀리 있지만, 마음만은 가까이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 당신에게 필요한 느낌으로 다가가길 바랍니다.

길 위에서 철학을 하다

『길 위에서 철학을 하다』 디카시집을 펴내며 많은 생각이 교차한다. 예전부터 책을 내면 제목을 꼭 ‘길 위에서’라는 문구를 넣으려고 했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은 모두 길 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각자의 길에서 각자의 삶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가끔 길을 잃고 방황도 하고, 길에 주저앉아 한없이 울기도 하리라. 그러다 우연한 만남이 길을 이끌어주기도 따스한 한 쪽 어깨를 빌려줄 때도 있으리라. 하지만 인생은 늘 혼자 걸어가야 하는 자신의 길이다. 이렇게 자신의 길을 찾는 것이 철학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내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생각하고 실천하는 삶이 바로 철학을 하는 삶이다. 시란 무엇일까? 시도 어쩌면 철학을 하는 것이다. 내가 누구인지를 알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의 방법을 생각하고 노력하는 사람이 시인이며, 시를 쓴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시인은 여기서 하나를 더 추구해야 한다. 바로 타인을 생각하는 마음이다. 나만 잘되자고 노력하는 사람은 진정한 시인이 아니며, 마음으로 읽는 시를 쓸 수가 없다. 모름지기 시인이라면 모두가 살기 좋은 세상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고 노력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시를 쓰는 사람만 철학을 하는 것은 아니다. 시를 읽는 사람도 마찬가지로 철학을 한다. 시를 읽으며 시인의 생각을 넘어 자신만의 고유한 뜻으로 이해하고 창조하는 것이야 말로 철학적인 글읽기일 것이다. 길을 가다 우연히 어떠한 사물과 마주친 찰나에 스치는 의미를 부여하고 나만의 독창적인 은유를 내포하는 행동이 디카시를 창조하는 작업이다. 이러한 작업은 불교에서 말하는 선문답과 절묘하게 들어맞는 부분이 있다. 독자가 어떠한 피사체와 짧은 글귀를 보고 각자의 길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색깔로 의미를 부여하는 것과 같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자신의 길을 가는데 조금이라고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끝으로 철학적 삶을 살아가는데 신중함도 필요하지만 때로는 즐길 줄 아는 삶이기를 바라며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인생이라는 시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인생을 꼭 이해해야 할 필요는 없다. 인생은 축제와 같은 것. 하루하루를 일어나는 그대로 살아나가라. 바람이 불 때 흩어지는 꽃잎을 줍는 아이들은 그 꽃잎들을 모다 둘 생각은 하지 않는다. 꽃잎을 줍는 순간을 즐기고 그 순간에 만족하면 그뿐.’ 2019년 8월

삼詩 세끼

디카시를 처음 접했을 때의 기억은 한 장의 사진에 짧은 문장이 주는 매력을 잊을 수가 없게 했다. 영화의 신스틸러처럼 사진이라는 주연보다 짧은 시구의 조연이 더 가슴을 열고 들어왔다. 물론 닭과 달걀 중 어느 것이 먼저냐는 논리를 앞세우려는 것이 아니라 사진과 시구의 대등적 하모니라고 봐야 옳을 것이다. 사진이 주는 시각적 이미지를 시구가 전달하는 감각적 이미지를 통한 새로운 문학적 소통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바쁜 현대인들은 활자에서 얻어지는 긴 되새김의 느낌보다 빠른 시각적 소통을 지향한다. 이러한 밀레니엄을 지나는 세상은 새로운 문학적 장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된 것 같다. 디카시가 여유 없는 현대인들에게 잠깐 스치는 일상의 영상을 시적 재구성을 통해 각박한 삶에 휴식과 감동이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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