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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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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8월 <지구에서의 마지막 여행>

너의 이름은 해리

밤이면 마을 전나무 숲에 초록색 잔별들이 크리스마스트리의 전등처럼 매달려 있고, 개울과 산 그리고 들판은 12색 크레파스처럼 다양한 색으로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골목길이 거미줄처럼 복잡한 마을에 살았어. 그때 동생처럼 졸졸 따라다니던 강아지 레미와 함께 낮엔 메뚜기와 버들붕어를, 밤엔 장수풍뎅이와 반딧불이를 잡으러 다녔어.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이면 나무 위에 지은 오두막집에서 온종일 허클베리 핀이 되곤 했어. 가끔 울적한 날에 다락방에서 턱을 괴고 창밖을 내다보면, 아주 먼 데 어디선가 아직도 꼬리를 흔들며 짖는 레미의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나의 작품들은 그때의 기억들을 글자로 받아 적은 거야.

지구에서의 마지막 여행

당신을 놓치고 여러 해 앓던 적이 있었다 도무지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한나절 겨울 강가에서 매운 생나무 가지나 태우고 돌아오던 어제의 나에게 오늘에서야 늦은 용서를 빈다

학교 사용 설명서

어른 아이 이사람이야. 연식은 오래됐는데 도로 주행을 많이 못 한 자동차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거야. 돌이켜 보면 도로 교통법 위반으로 적지 않게 많은 딱지를 떼었어. 그만큼 여러모로 서툴렀다는 얘기야. 물론 지금도 서툴지만. 너희들도 아마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 처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닐 거야. 학교생활이 그중 대표적일 거고. 학교는 일종의 너희들의 주된 서식지라고 보는 게 맞을 거야. 학교라는 곳이 안전한 곳이기도 하지만 너희들에게 가장 많은 난처함을 주는 곳이기도 할 거야. 모든 곳이 그렇듯 학교에서도 생존의 법칙은 존재해. 그런 법칙을 익혀 둔다면 생활하기가 조금은 더 수월할 거야. 너희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서 학교를 사용할 수 있는 설명서를 소개하려고 해. 학교라는 정글을 먼저 지나온 경험이 가득하니 읽어 보면 많은 도움이 될 거야. 일종의 상황에 대한 사례집이라고 보면 맞을 거야.

혼자가 아니야

안녕! 얘들아. 내 이름은 이사람이라고 해. 나이로 보면 어른인데 나는 아직도 어른이 되지 못한 어른이야. 너희들처럼 모든 일에 항상 서툴러서 실수가 많거든. 지금도 열심히 세상을 배워 가는 중이야. 그래서 나는 나를 어른 아이라고 불러.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철들었다고 고개를 끄덕이기는 힘들 것 같거든. 왜냐하면 지금까지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을 때마다 항상 그 나이는 처음이었거든. 하지만 뭐 실망하진 않아. 무언가를 알아 간다는 건 과정이지 결과는 아니니까. 과정은 항상 변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게 참 다행이야. 실수할 수 있다는 건 배우는 사람에게 특권인 것 같아. 세상을 너무 복잡하게 생각 안 하기로 했어. 그냥 실수할 수 있다는 걸 인정하고 나 자신에게 조금 더 너그러워지기로 했어. 너희들도 자신에 대해 너무 엄격하거나 완벽을 기대하지 않았으면 해. 그런 기대가 스스로를 괴롭히는 부담으로 다가올 테니. 학년이 올라갈수록 처음 마주치게 되는 일들도 더 많아질 거야. 너무 긴장하지 말고 천천히 배워 나간다고 생각해. 뭐든 조금 늦으면 어때. 조금 늦는다는 건 조금 더 오래 많은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의 다른 말일 거야. 오히려 그게 약이 될 수도 있어. 나쁠 거 없잖아. 자신을 사랑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걸 잊지 마.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은 점점 커져서 자신 주변의 것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라나거든. 주변의 것들에 대한 사랑은 너 자신이 힘들어졌을 때 너를 다시 일으켜 세워 주는 도움의 손길로 되돌아오게 되거든. 그러니 열심히 자신을 사랑하는 것부터 실천하도록 해. 그게 모든 것의 시작일 거야. 이 책은 너 자신을 위로하는 또 다른 너 자신이 될 거야. 특히 슬플 때나 외로울 때 넘겨 보면, 세상엔 참 나와 똑같은 나들이 많구나. 나는 혼자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줄 거야. 그럼. 이만. 다음에 또 볼 수 있으면 좋겠어. 파이팅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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