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종교 간 대화를 가로막고 있는 배타주의가 종교의 절대성을 주장하는 이면에는 자신의 신앙이 보편타당성을 지니고 있음을 확인하고 그 영역을 넓히고자 하는 바람이 감추어져 있다. 그러나 구원의 배타성을 주장하는 교리를 내세워 종교간 대화에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고 종교 간 마찰을 심화시킨다면 그들의 영역은 더 축소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성서에 나오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통해 예수는 누가 나의 이웃이냐고 묻는 율법사에게 누가 이웃인지를 찾지 말고 내가 먼저 선한 사마리아인과 같은 이웃이 되라고 가르친다. 바로 이 가르침이야말로 오늘날 종교 다원주의 시대에 기독교인은 물론이고 모든 종교인이 지녀야 할 지혜라고 생각된다. 아울러 이웃(타종교인)에 대한 사랑의 실천이야말로 자신의 믿음이 보편성과 절대성을 지닌 것임을 증명하는 가장 확실한 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