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맛일기〉는 음식을 소재로 하고, 바탕에는 미혼모, 다문화 가정, 동성애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제가 사회문제에 적극적인 사람은 아니지만, 세상이 좀 더 골고루 행복했으면 하는 평소 제 마음을 담아 보았습니다. 보통 사회적 약자가 일부 소수의 사람들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와 내 둘레의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한 번쯤 사회적 약자가 되는 것 같아요. 별맛일기는 우리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우리들의 이야기입니다.
〈별맛일기〉는 음식을 소재로 하고, 바탕에는 미혼모, 다문화 가정, 동성애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제가 사회문제에 적극적인 사람은 아니지만, 세상이 좀 더 골고루 행복했으면 하는 평소 제 마음을 담아 보았습니다. 보통 사회적 약자가 일부 소수의 사람들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와 내 둘레의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한 번쯤 사회적 약자가 되는 것 같아요. 별맛일기는 우리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우리들의 이야기입니다.
▶「비 오는 날」, 심흥아
이렇게 비 내리는 날이면 원구의 마음은 감당할 수 없도록 무거워지는 것이었다. (…) 비록 맑은 날일지라도 동욱의 오뉘의 생활을 생각하면, 원구의 귀에는 빗소리가 설레고 그 마음 구석에는 빗물이 스며 흐르는 것 같았다. 원구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동욱과 동옥은 그 모양으로 언제나 비에 젖어 있는 인생들이었다. 「비 오는 날」, 손창섭, 1953
원작 「비 오는 날」 은 인간의 연민을 그린 소설이다. 한데 작가의 일생 또한 소설 속 인물들과 다를 바 없이 축축하고 우울한 비와 같은 인생이었다. 나는 원작자의 이미지를 만화 속으로 넣었고, 만화 「비 오는 날」 을 통해 사람 사이의 연민과 그들의 온전하지 못한 삶을 그리고자 했다.
<우리 선화는 학창 시절, 절에서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픽션이다. 나는 일흔을 훌쩍 넘기신 아버지, 다섯 살 많은 언니와 살고 있고, 내가 어릴 적 스님이 되신 어머니와는 꽤 오래 전부터 떨어져 살았다. 평범하지 않은 집에서 평범하게 자랐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본 아빠, 엄마, 누이, 동생 오순도순 살아가는 마당 있는 이층집은 현실과 많이 다르다.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면, 모두들 나름의 사정과 애환이 있으며 결코 평범하지 않은 환경 속에서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다. 사람들이, 자신이 직접 겪지 않은 수많은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흔히 사람이 살아온 이야기만큼 감동적인 것은 없다고 하는데, 나는 그 옆에 ‘가족이 살아온 이야기’라고 덧붙이고 싶다. <우리, 선화>에 그려진 소신껏 살아가는 선화네 가족 이야기를 통해 작은 감동이 일게 되길 바란다. 언젠가, 내 가족이 살아온 진짜 이야기를 그릴 것이다.
“…예전에 고양이 한 마리를 키웠었다. 일 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꽤 좋은 시간이었다. 이제는 어떤 고양이를 보든 마냥 반갑다. 길을 지나다 차 밑에 숨어 있는 고양이를 발견하면 몸을 잔뜩 숙이고 눈인사를 건넨다. 물론, 거의 다 도망가거나 경계하는데, 매번 겪으면서도 반가운 마음을 숨기기가 힘들다. 나는 정말로 고양이를 좋아하게 된 것 같다.”
…이전엔 길을 걷다 분위기 좋은 카페를 발견하면, 특징이 뭔지, 손님이 많은지, 어떤 메뉴가 있는지 공부하듯 눈여겨 바라보았다. 이젠 분석하지 않는다. 스윽 지나치며 기분 좋게 커피향을 맡을 수 있게 되었다. 카페는 역시, 주인으로 있을 때보다 손님으로 찾아갈 때가 더 좋은 것 같다. 그런데 종종 커피 내리는 꿈을 꾸는 걸 보면, 언젠가 다시 작은 카페를 또 열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땐 좀더 소박하고 유연하고 따뜻한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 손님 같은 주인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