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자신에게 허락된 안전지대를 벗어나는 인물들의 이야기다. (…) 다른 이를 위해 용기를 내고, 그 경험으로 인해 스스로의 삶에서도 새로운 결단을 내리는 순간은 무엇보다 빛난다. 주인공인 희덕과 계월도 누군가를 위해, 때로는 서로를 위해 내린 결정을 통해 자신들의 세계를 확장해 나간다. 주어진 영역에 안주하지 않고 떠난 여성들은 역사적 기록에서 자취를 감춘 경우가 많지만, 나는 그런 공백을 마주할 때마다 과연 그들이 어디까지 다다랐을지 궁금해진다. 독자분들이 이 소설을 읽으며 상상력이라는 징검다리를 건너, 앞서간 이들의 숨겨진 발자취를 따라가 볼 수 있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