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강의 수려함과 비봉산의 정기를 받아 명인이 되신 김수악 선생님의 일대기를, 대구의 집에서 아침이면 매미 소리, 가끔 들리는 뻐꾸기의 소리를 들으며 저술한 이 책이 만년에 내 이름으로 발간한다고 생각하니 감격스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다. 이 책이 내 삶의 뜻있는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후회 없는 작품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 책은 김수업 진주문화연구소 이사장님께서 가무악의 명인이신 김수악 선생님에 대한 기록을 남겼으면 좋겠다는 제의에서 비롯되었다. 문장력도 없고 글재주도 없어 망설이고 또 망설였지만, 김수업 이사장님의 간곡한 부탁을 뿌리칠 수 없었다. 그리고 김수악 선생님과의 인연과 선생님에 관한 자료를 충실히 모아 둔 게 있어 부족한 필력이지만 용기를 내게 되었다.
이래저래 초고를 마치고 나니 김수업 이사장님이 타계하시고 더 이상 진척되지 않아 집필에 손을 떼려고도 생각하였다. 글을 쓰면서 혼자 해내기에는 역부족이라 평소에 전통문화에 관심이 많은 진주교육대학 동료인 송희복 교수를 찾아가서 도움을 청하였다. 송 교수는 나의 이야기를 듣고 선뜻 도움을 주겠다고 하였다. 그리고 내 고민을 들은 국문학을 전공하는 딸(김지윤, 경북대학교 박사과정 수료)이 격려해 주고 도와주어 용기를 내게 되었다.
경상대학교 조규태 명예교수님은 자료를 보태고 글의 구성을 바꾸고 문장을 다듬어 주셨다. 김중섭 진주문화연구소 이사장님은 글의 구성을 전면적으로 새로이 하고, 불필요한 부분을 과감히 도려내어 깔끔한 글로 만들어 주셨다.
마지막으로 마무리 작업을 하면서 책을 내는 것이 이렇게도 어려운 것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춤은 나 혼자 연습을 하고, 또 무대에 올라가면 되지만, 내가 아닌 타인의 일대기를 서술해 나가는 데는 조건도 많고 한계도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처음 집필을 시도할 때부터 진주문화연구소 소장이신 남성진 박사가 폭넓은 인품과 아량으로 여러 가지 사무적인 일을 도와주어 감사를 드린다. 한때 책 집필 포기를 선언한 나에게 할 수 있다며 용기를 준 영남대학교 교수인 남편에게 가끔 원망을 하여 미안한 마음이 새삼 떠오른다. 글이 제대로 서술되고 완성되도록 초고를 만들어 주신 송희복 교수님, 글을 글답도록 만들어 주신 조규태 교수님, 김중섭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는 바이다. 아울러 춘당 김수악 선생님의 사진과 기록 자료를 제공해 준 김인권 선생님(춘당 김수악 예술보존회 회장)과 전수향 선생님(춘당 김수악 논개살풀이보존회 회장)에게도 감사를 드린다.
이 책이 춘당 김수악 선생님을 알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2021. 9. 16. 새벽
차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