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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공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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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엊그제>

엊그제

갑작스럽게 시작된 팬데믹(pandemic) 시대에 사소하게 생각하던 일상생활의 움직임이 간단한 존재로 남아있지 못하게 되면서, 내가 걸어가던 시간마저 조금씩 멈춰 버린 것만 같았다. 멈춰 버린 시간에 멀뚱히 서 있는 나는 앞으로 남은 길을 다시 잘 걸어갈 수 있을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동시에 과거의 시간이 그리워졌다. 눈뜨면 달라지는 그날의 온도, 아무렇지 않게 사람들과 만나 떠들던 시간, 일상을 뒤 로하고 잠깐의 자유를 만끽하러 갔던 여행, 지나치며 마주친 사람, 동물, 공간 모두 엊그제에 일어났던 순간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머릿속의 기억들은 뒤죽박죽 섞여 가물가물한 기억들로 변해버린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기억의 조각들을 찾아내기 시작했다. 쌓아두었던 앨범의 현상된 사진, 외장 하드에 저장된 사진, 핸드폰 속 사진들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들여다봤다. 수천 장이 넘는 모든 사진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멈춰진 장면의 사진은 그날의 상황, 감정, 행동, 상상 등을 마치 엊그제의 생생한 일처럼 느끼게 해 주었다. 또 그날의 나는 어떠한 생각을 하고 바라고 상상했던 사람인지 마주하게 되었다. 과거의 나는 처음이었던 그 시간을 잘 견뎌 현재의 나로 살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걸음이 멈추어 버린 현재의 나는 또다시 이 시간을 잘 견뎌 내일을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결국 멈춰 있던 현재의 나는 다시 앞으로 걸어나가기를 마음먹게 되었다. 과거의 순간이 담긴 사진에 담지 못한 것들이나 내가 기억 하고 있는 생각들을 모두 기록해 그날의 스토리를 완성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펜을 들어 과거의 순간 위에 나의 생각들을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이 전시는 현재의 내가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시간 ‘엊그제’에 대한 전시이다. 과거의 순간이 담겨있는 사진에 그날의 감정, 상상, 보고 싶었던 것들, 사진에 담지 못했던 부분 등을 드로잉과 콜라주로 표현하여 하나의 기억 보드로 만들어보았다. 이 기억 보드를 보면서 자신의 엊그제는 자신에게 어떤 시간이었는지 함께 느껴볼 수 있는 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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