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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황봉구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48년, 경기도 장단

직업:시인

최근작
2023년 5월 <어둠에 빛을 찾아서>

넘나드는 사잇길에서

나는 나의 죽음을 여태껏 경험하지 못했다. 죽음은 타자로서만 이해되었다. 나는 내가 죽음의 순간을 맞이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 죽음은 타인의 죽음이 아니라 나의 죽음일 것이다. 죽음은 나와 나 아님을 가를 것이다. 삶은 그 자체로 죽음을 지니고 있으며 죽음은 삶의 잠재태다. 삶은 언제라도 죽음을 현실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지만 나는 그것을 확인할 수 없다. 나는 살아가면서 틈틈이 죽음을 생각한다. 죽음이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찾아 나선다. 그것은 추상적인 느낌이다. 살아 있는 내가 죽을 것이라고 상상하는 것은 두렵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 무서움의 강도는 더 높아진다. 늙음은 이러한 두려움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요청한다. 생사여일이며 모든 것은 하나로 되돌아간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살아 있는 현재의 삶은, 오로지 생기 넘치는 호흡만을 갈구한다. 죽으면 정말 아무 것도 아니다. 이번 시집의 시편들은 죽음과 삶 사이에 흐르는 강물 위에 돛단배를 저어가는 늙은이의 노래다.

물어뜯을 수도 없는 숨소리

본디 목적지가 없는 길이지만 그래도 삶의 고마움으로 해거름까지 그림자가 살아 돌아와 어둠에 편히 잠들 때까지 크게 뒤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련다.

어둠에 빛을 찾아서

아직 공간에서 빛을 보고 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언어를 끼적거릴 수 있어서 여전히 하늘 아래 대지 위에서 두 발로 숨쉬고 시간 속에 존재할 수 있어서 낡아 뒤뚱거려도 온 힘에 생명이 꿈틀거려 그 발자취를 남긴다 - 머리말

태초에 음악이 있었다

이 글은 음악을 직업으로 하는 음악전문가의 글이 아니다. 나날의 생활에서 음악을 좋아하여 언제나 음악을 곁에 두고 즐겨운 한 음악애호가의 글이다. 악보를 읽거나 음표를 기재할 수 있을 만큼의 전문 지식도 부족하다. 그러나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왜 음악을 좋아하는가 하는 기본 질문은 언제나 나의 뇌리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음악의 아름다움 때문에 음악을 좋아한다면 음악에서의 아름다움이란 또 무엇인가 묻게 되었다. 그렇다고 이 글이 무슨 음악미학처럼 어떤 철학적인 접근을 하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음악이 아름답다고 느끼면, 내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또 느끼는 대로 글쓰기를 통해 그 아름다움의 모습을 정리하고 싶었다.

허튼 노랫소리

散詩는 허튼 노랫가락이다. 散調가 허튼가락인 것처럼. 시로 쓰인, 시로 불리고, 시로 읽히는 노래. 시이지만 산문이나 정형화된 시라는 형식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생김새를 갖는다. 생김새는 소리와 빛으로 이루어진다. 소리와 빛은 흐른다. 생동하는 우주 생명과 율파로 가득 찬 이 세상은 언제나 새로운 생김새를 빚어낸다. 모든 생명체는 하나의 생김새를 지닌다. 생김새는 그 자체로 생명을 품는다. 무수한 생김새가 하나의 생김새로 하나의 우주를 이룬다. 이를 노래하는 시도 하나의 생김새로 그 흐름에 동참한다. 생김새는 모양새와 짜임새로 이루어진다. 생김새는 본디 흐르며 변화한다. 생김새는 열려 있음이다. 이 시집에서 새로운 모양새와 새로운 짜임새로 한껏 열려 있는 생김새가 드러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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