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불자들이 믿고 따르는 여러 성현 가운데,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은 자비의 화현으로 익히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기에 기도수행을 할 때 가장 많이 하는 것이 ‘관음기도’일 것입니다. 관음기도를 할 때는 ‘관음경(觀音經)’을 독경(讀經)하고, ‘관세음보살’ 명호를 쉬지 않고 반복적으로 염송(念誦)하는 관음정근(觀音精勤)을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관음경(觀音經)』은 엄격히 말해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의 제25품에 해당되는 <관세음보살보문품(觀世音菩薩普門品)>입니다. 이것을 독립시켜 관음기도를 할 때 독송해 왔는데, <관세음보살보문품(觀世音菩薩普門品)>으로 부르기도 하지만 『관음경(觀音經)』이라고도 하였습니다.
『법화경(法華經)』을 연구해온 학계의 주장에 따르면 관세음보살님은 인도에서부터 인기가 높았던 분인데, 관세음보살을 추앙하면서 스스로 관세음보살처럼 되고자 하는 불자들의 관음신앙에 중심 역할을 한 독립적인 『관음경(觀音經)』이 유통되고 있었다고 보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대승경전의 꽃이라고 일컬어지는 『법화경(法華經)』 속에 『관음경(觀音經)』이 한 품으로 편입되었다는 것입니다.
<관세음보살보문품(觀世音菩薩普門品)>이건 『관음경(觀音經)』이건 내용은 동일한 것이며, 오늘날까지 관음신앙을 중심으로 하는 염불기도 수행의 지침서가 되고 있습니다.
주지 소임을 맡으면서부터 매년 신도들과 더불어 백일관음기도를 봉행할 때 예전부터 시중에 유통되던 책자로 독경을 하였습니다. 늘 한역경문과 한글번역문에 오류가 있음을 보고 있었으나, 번역을 미뤄 왔던 세월이 30년이 지났습니다.
2023년 연말 백일관음기도를 하면서 개화사 독경용을 새로 구입하자는 신도회의 요청에 아예 새로 번역을 하기로 작심했습니다.
새로 펴내는 『관음경(觀音經)』은 세 가지로 구성됩니다.
첫째, 한글 독송용입니다. 한글 독송용은 의역(意譯)에 치중하면서 독경이 물 흐르듯 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둘째, 한문 독송용입니다. 이것은 한문으로 독경할 분들을 위한 것으로, 기존의 책자에 있는 한문(漢文)과 현토(懸吐)의 오류를 바로잡았습니다.
셋째, 한역경문(漢譯經文)을 우리말로 직역(直譯)한 것입니다. 한글 독송용이 의역에 치중했기에 정확한 직역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직역에서는 어려운 용어에 대해 각주를 달아서 공부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했습니다.
새로 펴내는 『관음경(觀音經)』 또는 <관세음보살보문품(觀世音菩薩普門品)>에서는 독경할 때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가로 읽기로 편집하였습니다. 독송용인 만큼 내구성(耐久性)과 품격(品格)을 고려하여 양장본으로 제본하였습니다.
보다 많은 불자들이 경(經)을 읽고 명호(名號)를 외면서 염불삼매(念佛三昧)에 들어, 이윽고 해탈(解脫)의 참맛을 즐길 수 있길 발원해 봅니다.
2023년 동안거(冬安居) 백일관음기도를 올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