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미국 문화를 읽는 것이 우리와 다른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굳이 우리 민족 정서와 유사한 것을 맹목적으로 추구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미 정전화된 백인 남성문화 텍스트들을 가르치는 일과 함께 소수자들의 텍스트를 새로운 정전으로 발굴하고 가르치는 일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미국 문화에 내재한 서구중심주의를 버텨 읽으면서, 우리 문화와의 공감대를 향유하면서 대위적으로(contrapuntal) 미국의 문화를 읽어나갈 때, 독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이해의 폭을 넓히고 깊이를 더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미국 문화 수용에 대한 탈식민 리더십의 발휘가 상처 입은 인문학을 치료하고 궁극적으로는 인문학의 탈식민화를 이룩하는 길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