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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인문/사회과학

이름:이명재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최근작
2023년 8월 <똥집대로 산다>

이명재

충남 예산에서 자라나 충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대전일보 신춘문예와 문학마당을 통해 등단했으며, 2015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 받았다. 평생교육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충남교육감 표창, 교육부장관 표창을 받았고, 한글발전 및 국어운동에 기여한 공로로 충남도지사 표창과 한글학회 표창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는 『충청남도예산말사전 제1~4권』, 『충청도말이야기』, 『사투리로 읽어보는 충청문화』, 『속터지는 충청말 1』, 『속터지는 충청말 2』 등이 있다.
충남작가회의이사, 비무장지대동인, 충청언어연구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ymj6210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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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속 터지는 충청말> - 2019년 11월  더보기

충청도 사람들은 말이 짧다. 주변의 상황이나 맥락을 설명하지 않고 화두만 툭 던져 놓는다. 인터넷이나 SNS에 널리 퍼진 충청말 ‘개 혀?’를 보면 분명하다. “개 혀?” 이렇게 묻는다면 사람들은 선뜻 알아듣지 못한다. 여러 가지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충청도 사람이라면 상황을 대뜸 파악하지만 보통은 황당하다. “개괴기 허남?” 요건 좀 쉽다. 사람들은 금방 고개를 끄덕인다. ‘개고기를 먹을 줄 아느냐?’로 듣는 것이다. 그런데 이건 전혀 아니다. 충청도 사람이 왜 뜬금없이 개고기를 먹을 줄 아느냐고 묻겠는가? 충청도 사람들이 ‘어떤 음식을 먹을 줄 아느냐?’고 물을 때는 대개 점심이나 저녁 시간이다. 상황을 고려하면 이 말은 의문문이 아니라 청유문이다. ‘개고기를 먹을 줄 안다면 나랑 보신탕을 먹으러 가자.’는 말이다. 그리고 그 말 속에는 ‘내가 보신탕을 사줄 의향이 있다.’는 친근함과 선의를 내포하고 있다. “그려.” 충청도 사람들은 대답도 간단하다. 그런데 물음에 대한 답이 이상하다. 표준말식의 대화라면 ‘개고기 먹을 줄 알아?’에 맞춰 ‘응, 먹을 줄 알지.’가 돼야 한다. 그런데 ‘먹을 줄 안다.’가 아니라 ‘그려.’라니, 뭐가 그렇단 말인가? 이는 듣는 이가 상대방의 의도를 이해하고 답한 것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충청도 사람들은 ‘개 혀?’를 ‘내가 보신탕을 살 테니 함께 가세.’로 알아듣는다. 그러니 당연히 ‘그려.’하고 대답하게 된다. 형식에 대한 답이 아니라 의미에 맞게 대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뭇 혀.” 이는 식사 제안에 대한 거절이다. 그런데 이것도 이상하다. 긍정의 대답에 ‘그려.’라고 했으니 거절에는 ‘싫어.’가 돼야 한다.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이라면 ‘저 사람은 개고기를 먹지 못하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이는 천만에 만만에 콩떡이다. 충청도 사람들의 ‘뭇 혀.’는 개고길 못 먹는다는 말이 아니라, ‘점심 초대는 고맙지만 함께 못할 만한 사정이 있다네. 참 미안하네.’의 뜻이다. 만약 ‘싫어.’라고 대답했다면 문제가 커진다. 이는 식사 제안에 대한 단순한 거절이 아니라, ‘너랑은 밥 같이 먹을 생각 없다. 난 네가 싫다.’가 되기 때문이다. 선의로 식사를 제안했다가 이런 대답을 들은 이는 기분이 나쁘다. 이후 그는 등을 돌릴 것이다. 그리고 다시는 밥 사겠다는 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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