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체인 할인점의 역사는 길지 않다. 내가 입사할 당시에는, 지방에 대형 할인점이 들어서기 전이었기 때문에 할인점이라는 것이 굉장히 생소했다. 처음에 할인점은 내게 신기하고 즐거운 곳이었다. 쇼핑을 하러 오는 고객들 중에서도 할인점을 즐겁게 생각하는 고객이 많을 것이다.
직원들은 할인점에서 근무하기 전에는 자기도 그랬으면서, 화창한 주말에 사방천지로 놀러 나가지 않고 할인점에 쇼핑하러 오는 고객들을 이해할 수 없어 한다. 할인점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 이곳은 직장이기 때문에 더 이상 할인점이 즐겁지 않은 것이다. 나 역시 그러한 변화를 겪었다.
할인점은 모든 사람들에게 매우 일상적인 공간인 동시에 비일상적인 공간이다. 지난 몇 년간 대형 할인점이 공격적으로 지점을 내기 시작하면서, 이제 대형 할인점이 들어서지 않은 지역은 거의 없다. 많은 사람들이 고객의 신분으로 할인점에 온다. 쇼핑하는 고객들은 할인점의 얼굴을 보게 되지만, 나는 할인점에 파견되어 일을 하기 때문에 주로 할인점의 뒤통수를 보고 있다.
그래서 나에게는 고객들이 알고 있는 것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가 있다. 내가 말하려는 그 조금 다른 이야기가, 읽으시는 분들에게 재미있게 다가갔으면 좋겠다. 직업이라는 것은 그 종류가 무엇이든 고달픔이 따라온다. 그러나 그 고달픔의 틈새에서 일상의 재미를 발견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