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페미니즘을 대표하는 기수이자, 성별과 인종, 계층을 넘어선 시민운동가이면서 작가, 연사, 언론인, 편집자로 널리 알려졌다. 현대사에 획을 그은 수많은 시민운동·정치운동의 최전선에서 활동한 이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으로 손꼽힌다. 2010년 《타임Time》은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25인’ 중 한 명으로 글로리아를 선정했다.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1934년 미국 오하이오 주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주로 길 위에서 가족과 유랑하며 지냈고, 1956년 스미스대학을 파이 베타 카파로 졸업한 뒤, 체스터 볼스 장학금을 받고 2년간 인도에서 생활하면서 간디주의 조직의 영향을 받았다. 그 뒤로 뉴욕에 거주하면서 프리랜서 기자·작가로 다양한 잡지에 기사를 게재했다. 1968년 잡지 《뉴욕New York》의 창간을 도와 정치 칼럼니스트로 활동했으며, 1969년 《뉴욕》에 기고한 <블랙 파워 이후 여성들의 자유After Black Power, Women’s Liberation>라는 칼럼으로 페미니스트 리더로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1972년에《미즈Ms.》를 공동 창간하여 15년간 편집자로 활동하고 현재 자문 편집위원으로 관여하고 있다. 1971년 벨라 앱저그·셜리 치즘·베티 프리단 등과 ‘전국 여성 정치 회의National Women’s Political Caucus’를 구성하여 대변인으로 활약했고, 제인 폰다·로빈 모건과 ‘여성 미디어 센터’를 창립했으며, ‘선택을 지지하는 사람들Voters for Choice’의 대표로서 25년간 여성의 재생산의 자유를 위해 매진했다. 또 ‘이제 평등을Equality Now’, ‘기부자 직접 행동Donor Direct Action’, ‘직접 영향 아프리카Direct Impact Africa’ 등 국내외 조직들의 창립을 지원했다.
스타이넘의 저술은 미국 교과서에 실렸고, 페니 미주리 언론상·특종상·클래리온상·전미 매거진상·기자협회 언론 부문 평생 공로상·UN 작가 협회상 등을 수상했다. 대표 저작인 『언어 너머로 이동하기Moving Beyond Words』, 『내부로부터의 혁명Revolution from Within』(한국에서 『셀프 혁명』으로 출간), 『발칙한 행동과 일상의 반란Outrageous Acts and Everyday Rebellions』(한국에서 『남자가 월경을 한다면』과 『일상의 반란』으로 나뉘어 출간) 등이 미국과 그 밖의 나라에서 출간되었다. 1993년 아동 학대를 다룬 다큐멘터리로 에미상을 받았으며, 사형제와 낙태를 다룬 TV 영화를 공동 제작했다. 시몬스대학에서 인류 정의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서던 캘리포니아의 미국 시민 자유 연맹에서 권리장전상을 수상했으며, 전국 동성애자 인권 변호상·UN 세레스 메달 외 수많은 명예 학위를 받았다. 스타이넘은 〈글로리아: 그녀만의 말로Gloria: In Her Own Words〉를 포함해 여러 TV 다큐멘터리에 소개되었고, 2013년엔 미국을 만든 여성들을 다룬 다큐멘터리 〈메이커들MAKERS〉이 스타이넘을 다루었다. 1996년 미국에서 출간된 전기는 『아름다운 페미니스트 글로리아 스타이넘』으로 한국에 번역되었다.
스타이넘은 66세에 데이비드 베일과 결혼했으나 그의 이른 죽음으로 결혼생활은 삼 년에 그치고 만다. 2013년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시민의 최고 명예인 대통령 자유 메달을 수여했다. 현재 소피아 스미스 컬렉션과 함께 미국 여성운동에 대한 기록 작업을 하고 있고, 체로키 추장 고 윌마 맨킬러에 헌정하는 조직가 센터 작업도 진행 중이다. 아울러 한국을 수차례 방문했고, 2015년 여성 평화운동가들과의 DMZ 횡단 프로젝트 추진 등 한반도 평화 문제에도 관심을 가졌으며,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엔 워싱턴 여성 행진을 함께 이끌었다. 그녀는 여전히 뉴욕에 살면서 절반의 시간을 미국과 다른 나라들을 돌아다니며 사회운동에 전념하고 있다. 나이와 건강의 위협에도 흔들림 없이, 지금 이 순간에도 SNS를 통해 사람들에게 길로 나서기를 촉구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