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지와 오선지를 오가며
어느새 삼십여 년...
인내의 고비마다
나를 지탱케 해준 소중한 분신들에게
이제야 조그만 집 한 채 마련한다.
시와 음악, 그리고 신앙은 내 삶의 중심축이다
세월 칸칸이 밀려드는 적막에는
선율로 채워 왔고
세상살이 번잡할 땐 기도하며
詩시를 다독거렸다
하지만 치열한 苦惱고뇌의 한복판에는 닿지
못해서일까
아직도 내 詩시는 화장발이 안 받는다
민얼굴이라 부끄럽고,
또 하나의 책 공해가 되지는 않을까
세상 나서기 두렵지만
더 늦기 전에
평생 나에게 산그늘 주유소가 되어주신
九旬구순의 어머니 앞에
'첫 시집'을 바치려 한다.
2014년 늦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