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나는 도시의 변화를 표현할 수 있는 주제를 찾아야 하는 임무를 받았다. 봄에 딸아이의 앞니가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이 책의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4월에 자료 수집을 위해 난징을 방문했는데 낡은 집들이 모여 있는 골목은 몹시나 허름했지만 조용하고 평화로웠다. 6월에 딸의 앞니가 빠지고 나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다시 찾은 골목길을 찾아갔지만 그곳은 이미 사라지고 모두 넓은 폐허로 남았다. 집집마다 존재했던 생활의 흔적들은 부서진 벽을 통해 흘러내렸다. 만약 이 책에 시제를 매긴다면 나는 “ing”(현재진행형)이라 말하고 싶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매일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오래된 생활방식은 마치 지구상에서 이미 멸종된 생물같이 더 이상 돌아오지 못한다.
나는 이 동화책 창작이 지나간 생활에 대한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수채화 물감으로 골목에 짙은 회색을 채색하고 다시 펜으로 스케치하여 질감을 더하고 얼룩 효과를 강조했다. 빨간 치마를 입고 있는 소녀의 발걸음을 따라 골목의 풍경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옛 골목의 생활은 한가롭고 골목의 사람들은 모두가 그렇게 친근하다. 이제 막 이가 빠지기 시작한 소녀는 낡은 것이 사라진 자리에 새로운 것이 생겨난다는 것을 알게 되어, 옛 골목의 소중한 기억을 잘 간직하고 보살필 것이다. 낡은 집이 아이의 이를 잘 보살펴 주는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