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칼 로즈는 옛 프랑스 식민지 베트남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해군 장교였던 아버지를 따라 이 항구 저 항구로 옮겨다니며 살았다. 연극에 눈을 뜨면서 문학부의 학업을 중단하고, 대학생 때 친구들과 파리에서 '엘랑 극단'을 설립하여 5년간 활동했다.
파스칼 로즈에게 글을 쓰도록 자극을 준 사람은 자신처럼 인도차이나에서 태어나 1984년 공쿠르 상을 받은 마르그리트 뒤라스이다. 뒤라스의 영향으로 로즈는 1984년 『메리가 메리를 마주하다』로 희곡 작품 활동을 시작하여 『톨스토이와 밤』으로 아를레티 최우수 희곡 작가상을 받는 등 희곡 작가로서의 자리를 굳혔다.
그녀는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소설 장르에 도전하여 간결한 문체와 건조한 문장으로 『제로 전투기』를 써 신예작가상과 공쿠르 상을 받으며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단편집으로 『이상한 이야기』와 장편 소설 『제로 전투기』(1996), 『고철』(1999)이 있다.
나는 현실세계에 있는 것 같은 사람들, 겉으로 보기에는 보통 사람들처럼 살고 있지만 그들을 다른 차원으로 거꾸러뜨리는 비밀을 숨기고 있는 사람들, 그들에 관해 무언가를 쓰고 싶었다.
나는 이 소설을 쓰며 내 자신에게 세 가지 질문을 해보았다. 아버지나 나는 어떤 명분을 위해 스스로 목숨을 던질 수 있을까? 견실한 삶의 이면에는 무엇이 있을까? 어린 시절의 갈등을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