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에서 탑 찍어불고 서울에 탑 찍으러 온 송가인어라”라고 인사한 2019년 3월 7일은, 트로트사의 물줄기를 바꿨다는 평가를 넘어 한국 가요계에 새로운 흐름을 형성한 메인스트림으로 올라선 송가인이 대중 앞에 등장한 역사적인 순간이라는 걸 우리는 이제 알고 있다.
송가인은 1986년 크리스마스 다음 날인 12월 26일에 태어났다. 통기타를 치며 근사하게 트로트를 뽑아내던 아버지와 씻김굿의 대가로 주말마다 무대에 서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송가인은, “노래를 못하면 여기 사람이 아니”라는 진도에서 자연스럽게 소리와 노래를 접하며 자랐다. 진도의 산과 들, 바다에서 뛰놀던 말괄량이 소녀는 선생님의 권유로 중학교 때부터 민요를 배웠고, 광주예고에 들어가서야 본격적으로 박금희 명창에게 소리를 배우기 시작하여 중앙대 국악대로 진학한다. 2008년 전국판소리대회 대상, 2010년과 2011년 문화관광부 장관상을 2회 연속 수상하는 등 국악계의 촉망받는 인재였던 송가인은 “진도에서 [전국노래자랑] 하는데 꼭 나가봐라”라는 어머니의 권유로 주현미의 ‘정말 좋았네’를 부르며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연말 결선에서도 우수상을 거머쥐게 된다. 그것이 트로트를 부르는 송가인이 우리 앞에 나타난 순간이었다. 그러나 그 후로 오랫동안 무명 가수로 오랜 인고의 세월을 보내다가 2019년 [미스트롯]에 출전한다. [미스트롯]은 엄청난 시청률을 자랑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고, 송가인은 때로 애간장을 녹이게 하고 때로 한껏 흥을 달아오르게 하는 압도적인 실력으로 결국 1대 진의 왕관을 쓰게 된다.
2019년 5월 2일은 트로트 여제의 대관식이었고 지금까지도 현재진행형인 송가인 신드롬의 선포를 고하는 날이었다.
명실상부 대한민국 트로트계를 넘어 가요계의 여제로 올라선 그녀지만 여전히 자신의 이름 송가인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하기 위해 스스로 아름다운 사람이 되기를 바라고 노력하는 송가인이 되겠노라는 다짐이 『송가인이어라』를 쓰게 했다.
좋은 사람이 되어 좋은 노래를 부르기 위한 그녀의 삶의 노래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송가인의 노래는 이제 시작이다.
진짜 아름다운 사람은 ‘좋은 사람’이 아닐까. (…) 누구나 살면서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한다. 어떻게 하면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까? 가장 정직한 방법은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내가 조금씩 좋은 사람이 되었더니 좋은 사람들이 내 옆으로 와주었다. 앞으로도 좋은 사람으로 살면서 좋은 노래를 부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