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어를 배우면서 그 어느 때보다 ‘차별’과 ‘평등’ 그리고 ‘평범하다’라는 단어에 대해 많이 생각했습니다. 농인과 청인,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 필요한 것은 일방적인 시혜나 조력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서로의 세계를 제대로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수화 배우는 만화』는 이제는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는 학창시절의 친구로부터 시작된 만화입니다. 청각장애를 가진 그 친구로 인해 저는 처음으로 수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오랫동안 머뭇거리며 시간을 보낸 뒤에야 실제로 수어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만화를 마무리하면서 그때 그 친구와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더라면 무언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그 친구와도, 그리고 여러분과도 새로운 이야기로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