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광양에서 태어났으며, 전남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 미국 미시간주립대학교에서 도시 및 지역계획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도시행정학을 공부하여 서울시립대학교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제33회 행정고시(1989) 재경 분야에 합격한 후 2018년까지 정부에서 일했다. 국토교통부 주거복지과장, 도시정책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장, 토지정책관,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상임위원, 국토도시실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재)대한건설정책연구원 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도시토지이용계획론(공역)』, 『주택저당증권(MBS)의 이해(공저)』, 『시골뜨기 도시생각』 등이 있다. 도시정책, 주택정책, 국토개발 분야의 전문성과 정책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편의 학술논문도 발표한 바 있다.
나는 농촌에서 태어나 자랐기 때문에 농촌의 정서를 버릴 수 없다. 고등학교 때부터 중소도시에 이어 대도시로 나와 살았고, 외국에서 생활할 기회도 가졌지만 공동체 의식이 강했던 농촌적 사고를 가지고 도시 혹은 외국생활을 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도시에서 집을 소유하는 데도 반평생이 걸렸다. 땅이 그리웠고 옛날이 그리웠다. 환갑이 되어 되돌아보니 어릴 적 기억이 발효되기도 하고 응고되거나 소멸되기도 해서 찾아내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나는 글을 쓰기 위해 수몰된 댐 밑바닥을 다이버처럼 들어가 탐색하는 방식으로 기억을 찾아내 보았다. 그 기억들은 내 삶의 일부였고 그것들을 글로 옮긴다는 것이 행복했다. 그런 마음으로 몇 가지를 담아 보려고 했다.
우선, 어릴 적 기억의 조각들을 사실 그대로 써보려고 했다.
둘째, 감성을 가지고 시공간이 다른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을 얘기해 보려고 했다.
셋째, 자녀들이 자라면서 그린 그림들, 그리고 간직하고 있던 사진을 곁들였다. 어린 자녀들이 그렸던 그림들은 낙서였을지언정 내겐 버릴 수 없는 소중한 물건들이었다. 특히 벽에 그린 낙서들은 이사 위주의 삶을 살았던 나로서는 버리고 가기 아까워 사진으로 남겼다.
넷째, 부모님은 세상에 계시지 않아도 나는 아직도 부모님이 그립고, 어린 시절 부모님과 함께 보냈던 고향집이 그립다. 꿈에서라도 고향집에 다시 돌아가 부모님을 만나 그간 세상에서 있었던 일들을 조잘대고 싶다. 그런 마음을 담아 부모님에 대해 추억하려고 했다.
이 글을 통해 나의 속살을 보여주는 것 같아 한편 부끄럽기도 하다. 글을 남기는 것은 자녀들과 후배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고자 하는 바람이었으며, 내 스스로 기억을 정리하고자 했음이며, 읽는 사람들의 마음도 선선하고 따뜻하게 하고자 하는 바램에서였다. 글을 모으는 데는 몇 년이 걸렸다. 블로그 형태로 순간순간 기억들과 생각들을 모아 두었다가 어느 정도 분량이 되고 보니 출판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해외출장 중에도 시차가 맞지 않아 잠 못 이룰 때는 블로그를 열어서 글을 쓰거나 다듬었다. 일부 글들은 공직생활을 하면서 신문이나 출판물에 기고했던 글들을 보완해서 넣었다.
무슨 일이든 시작이 있으면 반드시 끝이 있는 것이므로 떠날 준비는 잘 하고 살아야겠다는 다짐의 방식이 이 책이다. 1990년 봄에 시작한 공직생활을 2018년 여름에 마쳤다. 공직을 떠나면서 소책자 형태로라도 책을 발간하고 싶었으나 공직이라는 것이 늘 바쁘고 힘에 부쳐서 글을 정리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제 환갑을 맞아 세월의 문턱을 넘는 나이가 되어 무언가를 남겨야겠다는 심상으로 부끄럽고 조심스런 마음으로 쓰던 글들을 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