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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박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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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 <무화과가 익는 밤>

박금아

남쪽 바다의 작은 섬에서 어부의 딸로 태어났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부모를 떠나 뭍으로 나왔다. 진주 삼현여고를 거쳐 숙명여자대학교 불문과를 졸업한 뒤 삼성그룹 사보 기자로 일했다. 삼십여 년을 전업주부로 살면서 좌충우돌한 시간을 버텨내느라 글을 썼다. 우연한 기회에 아버지의 이야기를 쓴 글로 해양문학상을 받았고, 2015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수필 「조율사」가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등대문학상(2017), 천강문학상(2019)을 수상했고, 2019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창작기금 수혜작가로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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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무화과가 익는 밤> - 2021년 5월  더보기

시간을 더듬어 다시 걸었다.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십 년을 머물렀다. 발목을 잡고 불화한 시간과 드잡이했다. 문장을 퇴고하는 일은 걸어온 발걸음을 수정하는 일이었다. 길이 문장이 되는 체험이었다. 수필가라는 이름을 얻고 6년. 지면에 발표했던 글들을 모았다. 덜컥 겁이 났다. 지극히 사적인, 사소한 이야기가 다른 사람에게 무슨 의미가 될까. 내 글은 편편이 울퉁불퉁했고 더군다나 울음투성이였다. 부끄러웠다. 출판사에 마지막 원고를 넘기기로 했던 날, 남해로 가는 시외버스에 몸을 실었다. 외딴 바닷가 마을에 도착했을 때는 저녁노을이 내리고 있었다. 포구는 밀물로 출렁이며 구멍 숭숭한 개펄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펄에 박혀 있던 목선 한 척이 떠올랐다. 가슴 언저리가 만져졌다. 내 썰물의 시간, 밀물이 되어 들어와 다독여준 손길들을 생각했다. 그 들물의 기억을 담으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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