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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안희연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86년, 대한민국 경기도 성남

직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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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나만의 미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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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이 책에는 우리가 책을 읽으며 얻고자 기대하는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생소한 독일어 단어의 기원과 용례, 역사성을 살피는 과정에서 몰랐던 정보를 습득할 수도 있고, 경쾌하게 세상을 읽어내는 작가의 통찰력과 지혜로 말미암아 비좁은 나의 시야가 덩달아 확장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이 만만찮은 작업을 완수하는 작가의 문장이 엄청난 흡입력과 재미를 보장한다는 점이다. 작가는 언어의 연금술사처럼 “자기 앞에 놓이는 단어에 빛을 주면서” 누군가의 마음속으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오는 이야기를 쓴다. 책을 읽기 전에는 평면에 불과했던 단어들이 입체가 되어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것을 보면서, 황홀한 폭죽놀이를 본 듯 마음이 크고 넓고 다채로워졌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말을 처음 배우는 어린아이였다. 익숙한 것은 새로워지고 새로운 것은 놀라워졌다. 그 어떤 백과사전보다 흥미롭고, 그 어떤 인문학 서적보다 나를 배우게 한 책이 여기 있다.
2.
원고를 읽으며 두 가지 면에서 크게 놀랐다. 그건 작가가 이토록 솔직해도 되는 걸까 싶게 내밀한 이야기를 꺼내면서도 극도로 정확한 관점에서 자기 문제의 핵심을 짚어낸다는 점 때문이었다. 마흔을 통과하며 작가에게 찾아온 극심한 우울은 그를 걸려 넘어지게 만든 돌부리처럼 보였다. 하지만 책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 그것은 돌부리가 아니라 인생의 행로를 다시 설정하게 하는 도움닫기 판이었겠다는 생각을 했다. 작가가 통과해 온 우울의 터널은 그만의 특수성과 고유성에 기반하고 있지만, 이 이야기는 작가만의 것을 넘어 우리의 이야기로 확장된다. 삶과 엇박이 되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니까. 누구나 “어린 존재” 하나쯤 감추고 사니까. 그럴 때, 우울을 미화하지도 냉소하지도 않는 작가의 태도를 기억하며 “내일을 믿고 기대하고 감당하는 쪽으로” 한발 한발 따라간다면 우리도 우리 각자의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을 읽고 나면 진짜로 살아보고 싶어진다. 책 속에 존재하는 뜨거운 불이 내 안으로 옮겨붙는 기분이 든다. 힐링이라는 말이 지겨운가. 적당히 따뜻한 것 말고 뜨거운 이야기가 필요한가. 그렇다면 이 책을 펼치시기를. 그리하여 당신이 삶의 질서를 재편하고 자기 삶의 주인으로서 생생하게 살아가기를 기원한다.
3.
이 그림책은 내가 가장 예뻤던 순간으로 나를 데려간다. 내가 이 세상에 온전하게 속해 있었던 때, 몰입의 순수성과 경이로움 속으로.
4.
『밤이 아닌데도 밤이 되는』을 한마디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나는 이 책의 작가가 시인이나 소설가라고 해도, 번역가이거나 에세이스트라고 해도 전부 수긍할 수 있다. 어느 페이지는 시로 읽혔고, 어느 페이지는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언어로 쓰인 텍스트를 한글로 번역해놓은 소설의 일부 같았다. 첫 책에는 작가의 모든 것이 담긴다. 그가 무엇을 읽어왔고, 그것이 그에게 어떤 의미였으며, 그것을 토대로 자신은 어떤 이야기를 짓고 싶어 하는지. 그가 어디서 출발했고, 지금은 어디에 서 있으며, 앞으로는 어디로 가고 싶어 하는지까지도. 첫 책은 한 작가를 이루는 중핵이자 원형적 세계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의 농도는 진할 수밖에 없다. 이 작은 책에는 최리외라는 작가의 거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읽는 즉시 휘발되어버리는 책이 아니라 긴 시간을 들여 얻은 농축액처럼 아주 진한 무언가로 빚어진 책. 나는 이 ‘진한 책’을 여러 밤 곁에 두고 아껴 읽었다.
5.
김해자의 시는 아프다. 그는 한 손에는 현미경을, 다른 한 손에는 망원경을 들고 세상의 병든 부위만 골라 보겠노라 작정한 사람 같다. 때론 미시적으로 때론 거시적으로 삶과 세계의 비극을 증언하려는 시인의 두 눈은 조용하지만 맹렬히 타오르는 촛불을 닮았다. 시집의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숨통을 조여오는 현실이, 가혹한 매질을 견디는 존재가 보인다. 그러나 그 있음이 무력하게만 다가오지는 않는다. 비루하더라도 비천하다고는 끝내 말하지 않는 자존(自尊)이 그의 시를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시집을 읽으며 수차례 ‘시간 여행’을 떠났다 돌아왔다. 내 것이 아니라고 너무 쉽게 단정해왔던 세상을 “육독(肉讀)”하는 법을 배웠다. 온몸 온 마음으로 시를 쓰는 시인이 있어 이곳의 내가 확장되는 경험을 했다. 이 투쟁의 언어들은 화살처럼 나아간다. 시여, 무엇을 뚫으려는가. “늘 희푸른 말”(「당신의 말이 떨어질 때마다 나는 웃었다」)을 향한 시인의 염원이 형형한 사랑으로 빛난다.
6.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2월 2일 출고 
기차역처럼 많고 기차 여행처럼 긴 이름들 사이에서 진은영은 반드시 멈춰 서게 되는 이름. 그가 펼쳐 보일 사랑이 오래된 거리의 얼굴을 하고 있다면 당장 그곳으로 가 밤낮없이 거닐고 싶다. 나 역시 오래된 거리의 벤치처럼, 그의 시를 기다려왔다.
7.
세상에는 사랑 이야기가 너무 많다고, 겹겹이 쌓인 사기그릇 보듯 사랑에 시큰둥해진 당신이 있다면, 이 그림책을 묘약처럼 건네고 싶다. 적어도 이 책만큼은 멈추어 버린 당신의 사랑 시계를 다시 움직이게 할 수 있으리라고 믿기 때문이다. 『코코에게』는 사기그릇 같은 사랑 이야기가 맞다. 화려한 문양으로 현혹하지는 않지만 정갈하고 은은하게 존재감을 뽐내니까. 언제나 어디에나 있는 그리 특별하지 않은 이야기여서 모두의 이야기가 될 수 있으니까. 『코코에게』는 우연히 우리 삶에 뛰어들어 삶의 축을 뒤흔든 존재, 이름과 의미가 되어 주었던 모든 시절에 바치는 헌사다.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우리를 둘러싼 공기의 흐름이, 마음의 온도가 변하는 것을 경험할 것이다. ‘너의 코코는 어디에 있어?’ 책이 물었으니, 이제 당신이 대답할 차례다.
8.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2월 2일 출고 
인간이 집을 선택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집이 인간을 선택한다는 생각을 꽤 오래전부터 해왔다. 이 책은 내 오랜 생각에 대한 증명이다. 백수린 작가 역시 “허름한 산동네의 낡고 작은 단독주택”의 선택을 받았다. “쓸모와 효용”의 잣대로 보면 얼마간의 불편이 따르지만 “세월의 무게”를 따진다면 “품위와 존엄”을 가진 집. 이 집에서 그는 대체 불가능한 사랑을 배우고 무수한 삶의 비밀들을 목격하며 한층 깊은 눈을 갖게 된 것 같다. 그는 집 안에 고요히 머물며 계절과 마음의 흐름을 읽는다. 자신의 계단에 잠시 앉았다 가는 타인의 뒷모습을 바라보기도 한다. 슬픔의 골짜기를 지나 삶의 한가운데로 나아가는 이 느린 산책에 동행하며 내 안에 생의 의지가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걷는 것은 그인데 도리어 내가 아름다워져도 되나. 책장을 덮은 뒤에도 내내 환하고, 구들 같은 온기가 이어진다. 덕분에 나 또한, 아주 오랜만에 충만하다는 느낌. 근래 만난 가장 아름다운 책이다.
9.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2월 2일 출고 
아마도 나는 이런 글을 기다려왔던 것 같다. 도시의 소란을 벗어나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이야기. 나와 당신, 우리의 작은 개가 얼마나 고유한 꼭짓점들이며, 그렇게 이루어진 삼각형이 얼마나 단단한 세계인지를 보여주는 이야기. 생명, 시, 음악, 순환, 섭리, 이해, 우정, 기도와 같은 단어들을 자전축으로 삼은 이 찬찬한 고백 앞에서 영혼의 눈과 귀가 씻기는 기분이었다. 갈피마다 빛이 일렁이는 사랑의 책이다.
10.
기차역처럼 많고 기차 여행처럼 긴 이름들 사이에서 진은영은 반드시 멈춰 서게 되는 이름. 그가 펼쳐 보일 사랑이 오래된 거리의 얼굴을 하고 있다면 당장 그곳으로 가 밤낮없이 거닐고 싶다. 나 역시 오래된 거리의 벤치처럼, 그의 시를 기다려왔다.
11.
어느 날 갑자기 당신에게 “아주 오래된 내가”(「BIRD FEEDING」) 찾아온다면 어떨까. 그렇게 마주하게 된 나와 내가 “미주와 미주라고 생각했던 두 사람”(「미주의 노래」)처럼 마주 앉아 책을 읽게 된다면? 유혜빈의 세계에서 시간은 자주 이런 일을 벌인다. 시간은 “순서 없이, 두서없이”(「8월」) 뒤섞이길 좋아하고, 나는 “나의 나 됨”과 “나의 나 되지 않음”(「믿음」) 사이에서 시소처럼 흔들린다. 그러나 그는 이 사실이 별로 슬프지 않은 것 같다. 밝아지거나 어두워지라고, 잠들거나 깨어나라고 어느 한쪽을 종용하는 세상에서 놀랍도록 균형을 잡을 줄 안다. 그는 아무도 원망하지 않는다. 더 사랑해달라고도 말하지 않는다. 체념도 부정도 아닌 자리에서 흘러나오는 담백하고 단정한 노래. 이 시집은 다만 당신의 이마를 쓰다듬는다. 당신이 아무도 모르게 잠들 수 있게 밤새도록 당신의 이마를 쓰다듬어준다. 안희연 시인
12.
  • 같이의 세계 - 혼자가 좋은 소설가와 둘이 좋은 에세이스트가 꿈꾸는 인간관계론 
  • 최정화, 일이 (지은이) | 니들북 | 2022년 8월
  • 14,800원 → 13,320원 (10%할인), 마일리지 740
  • 10.0 (6) | 세일즈포인트 : 66
이 책은 ‘같이의 세계’에서 보내 온 초대장이다. ‘느려도 돼요. 달라도 괜찮아요. 중요한 건 가족 구성원의 수가 아니라 우리가 우리의 삶을 어떤 태도로 꾸려 갈 것인가의 문제랍니다.’ 인정과 수용, 양보와 이해, 존중과 지혜로 가득한 두 작가의 생활을 퐁당퐁당 엿보며 나도 따라 들어가 보고 싶어졌다. 마음이 충만해지고 반딧불이 같은 행복이 밀려오는 곳. 혼자여도 아파도 되는 곳. 그곳이 ‘함께, 같이, 우리’의 세계라고 이 책은 손짓하고 있다.
13.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2월 2일 출고 
  • 이 책의 전자책 : 10,080 보러 가기
아마도 나는 이런 글을 기다려왔던 것 같다. 도시의 소란을 벗어나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이야기. 나와 당신, 우리의 작은 개가 얼마나 고유한 꼭짓점들이며, 그렇게 이루어진 삼각형이 얼마나 단단한 세계인지를 보여주는 이야기. 생명, 시, 음악, 순환, 섭리, 이해, 우정, 기도와 같은 단어들을 자전축으로 삼은 이 찬찬한 고백 앞에서 영혼의 눈과 귀가 씻기는 기분이었다. 갈피마다 빛이 일렁이는 사랑의 책이다.
14.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2월 3일 출고 
여기 세월호 참사를 이야기하는 책이 있다. 누군가는 “또?”라고 되물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다르다. 다른 각도가 있다. <치유공간 이웃>은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해 마련된 마을회관이었다. 당신이 누구인지 얼마나 아픈지 묻지 않고 따뜻한 밥부터 내어 주던 환대의 공간. 밥을 먹고 나면 다시 둥글게 모여 앉아 뜨개질하고 이야기하며 함께 시간을 보내던 곳. 그곳엔 언제나 이웃이 있었다. 아무 도움도 못 되면 어쩌나 염려하면서도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그들은 왔다. 저마다의 출발지는 달라도 목적지는 같았다. 곁이 되고자 했다는 것. 이 책은 그런 이웃들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선의를 드러내기 위해 만들어진 책은 아니다. 혹여 자신이 주는 자로 비칠까 봐 저어하는 마음이 갈피마다 녹아 있고, 그런 두려움을 뚫고서라도 전하고 싶은 사랑은 저만치 앞서 있다. <치유공간 이웃>은 이제 없다. 하지만 사랑의 본질은 공간이 사라진 뒤에도 여전히 남아 우리에게 질문을 건넨다. 당신은 어떤 이웃이 되려 하는가. 사람과 사람은 무한히 연결될 수 있음을, 그것이 마땅한 사랑의 자리임을 이 책이 내게 가르쳐 주었다.
15.
이 시집에는 이런 사람들이 산다. 너무 조용해서 거기 있는 줄도 모르는 사람. “모두가 조금씩만 아파주면/한 사람은 아프지 않을 수도 있지 않냐고” 말하는 “상냥한 사람”(「원주율」). “길고 긴 복도 같은 일인칭”이 아닌 “나란한 옆모습”의 “우리”(「유리 행성」)를 갈망하는 맑고 깊은 눈의 주인들. 이런 마음들은 너무 순하고 선해서 자꾸만 훼방을 놓고 싶어진다. 그런데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시집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결국엔 그 선의에 투항했음을 고백해야겠다. 순진해서가 아니라 순정해서, 몰라서가 아니라 모르지 않아서, 의심하고 부정했음에도 어떻게든 계속 걸어가보겠다는 결심 앞에서 손을 맞잡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시집을 읽는 내내 조온윤이 그려낸 세계가 빛과 어둠을 공평하게 품고 있다고 여겼다. 사실은 어둠이 월등히 큰데 그가 어둠을 빛 쪽으로 악착같이 밀며 가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걸 뒤늦게 알았다. 그러므로 이 시들은 ‘발원의 시’다. “귤이 먹고 싶어요, 말하면” “투명한 귤 한알을 손바닥에 올려”(「귤」)주는 시. 가짜라는 걸 알아도 달다. 시간의 횡포에 무릎 꿇고 권태의 칼날에 찔리면서도 지치지 않고 안녕을 빌어주는 한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이 시집을 통과한 뒤엔 사람들 속으로 되돌아갈 힘을 얻을 것이다. 첫 시집부터 이런 구심력이라니, 오래 곁에 둘 시집이 생겨 마음이 배부르다.
16.
시인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이 아름다운 그림책은 말한다. 한 사람의 죽음이 그를 관통하던 날, 그는 새로운 이름을 얻고 시인으로 다시 태어났노라고. 그렇다면 시는 어디서 오는가. 이 아름다운 그림책은 말한다. ‘새의 심장’ 없이는 그 어떤 시도 완성될 수 없다고. ‘새의 심장’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다. 그리고 누구에게나 있다. 눈이 아닌 것으로 보는 일, 가지 끝에 걸려 있는 가장 소중한 단어를 향해 발끝을 살짝 들어 올리는 동작, 빵을 굽듯이 편지를 써 내려가는 마음 안에도 그것은 있다. 이 아름다운 그림책은 시를 쓰지 않는 사람도 손쉽게 시인으로 만든다. 우리를 우리 삶의 주인으로 만든다. 한 권의 책을 읽었을 뿐인데 너무 큰 비밀을 알아버린 것 같다. 이것이 기적이 아니라면 무엇을 기적이라 부를 수 있을까.
17.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2월 4일 출고 
기존 문학장에 대한 반성과 확장을 추구하며 탄생한 잡지는 여럿이지만 그중에서도 <TOYBOX>의 작업은 단연 독보적이다. <TOYBOX>를 펼치는 것만으로도 이 시대 가장 ‘젊은’ 예술가들이 누구인지, 그들이 어떤 ‘첨예한’ 작업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으니까. <TOYBOX>를 만나는 일은 지금껏 당신이 정의해온 예술이, 읽어왔던 문학이 무엇이었는지를 되묻는 일이다. 교차하고, 경계를 넘고, 더 멀리 가려는 놀이터가 여기에 있다. 문을 활짝 열고 당신을 초대하고 있다.
18.
『별들은 여름에 수군대는 걸 좋아해』에 수록된 시들을 읽는 동안 정신이 열리는 경험을 했습니다. 마치 다른 차원으로 건너가는 미끄럼틀을 탄 것 같았어요. 지금 여기가 아닌 저 너머, 아주 먼 과거로 순식간에 빨려 들었지요. 그곳에서 저는 이제 막 사냥을 배우기 시작한 어린 소년이었습니다.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제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셨습니다. 별들의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영혼의 귀가 필요하단다. 죽음은 소멸이 아니라 부재로서 존재하는 것이며, “영혼의 인간”(「영혼의 인간」)이 "죽음으로, 다시 가져온 그 얼굴"(「새로 뜬 달님에게 바치는 노래」)을 마주하는 일이란다. 모든 것엔 생명이 깃들어 있고 모든 존재에겐 제 자리가 있단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믿고 느끼는 법을 배우는 동안 키가 자라고 마음이 자랐습니다. 가슴 아픈 침략과 파괴의 역사를 관통하면서도 끝끝내 생을 용서하고 긍정하며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웠죠. 책장을 덮고 나서도 그곳에서의 날들이 잊히지 않습니다. 지금 이곳의 현실이 각박하면 각박할수록, 내 안에 영혼 같은 건 한 방울도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몸과 마음이 상해갈수록 그 시간이 더욱 그리워집니다. 주술, 교감, 공생, 연결, 사람 같은 말들이 그 힘을 잃어가는 요즘, 동아줄을 붙잡듯 이 시들을 붙잡습니다. 저는 이야기의 힘을 믿는 사람입니다. 입에서 입으로, 할아버지에게서 아이에게로, 과거에서 현재로 흘러왔고 흘러갈 이 이야기들이 당신의 마음에 불꽃을 일으킬 거예요. “내 신발은 이제 곧 / 달로 변할 거야 / 달처럼 빛나 / 숲속 어둠을 뚫고 / 길을 밝힐 거야 / 땅도 밝힐 거야 / 그러면 나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될 거야”(「달의 기원」) 그렇게 걸어간 길의 끝엔 밥 짓는 냄새, 환한 불빛이 새어 나오는 집, 폭력도 차별도 없는 완전한 사랑의 시간이 자리하고 있으리라는 믿음으로요.
가나다별 l l l l l l l l l l l l l l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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