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9일 : 66호
앞으로 남은 삶을 고양이로 사시겠습니까?
<커스터머>, <도서부 종이접기 클럽> 이종산의 연작소설입니다. 실명을 드러내는 것도 원하지 않고, 가명으로 서로의 존재를 감추는 것도 원하지 않아 서로를 ㅇㅇ와 ㅁㅁ로 부르던 한 퀴어 커플이 첫 이야기의 주인공입니다. 신에 가까운 것으로 보이는 고양이가 보신각 타종 행사를 TV로 보던 이 연인에게 갑자기 나타나 이렇게 질문합니다.
앞으로 남은 삶을 고양이로 사시겠습니까?
남은 삶을 고양이로 살기를 원한다면 '예'.
원하지 않는다면 '아니오'에 체크하시오.
내가 망설이는 사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예'에 체크하고 고양이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렇게 갑자기 고양이가 된 사람이 통계상 5퍼센트. 나는 여전히 이 고양이가 동거인이라고 생각하고, 동거인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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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스터머>, <도서부 종이접기 클럽> 이종산의 연작소설입니다. 실명을 드러내는 것도 원하지 않고, 가명으로 서로의 존재를 감추는 것도 원하지 않아 서로를 ㅇㅇ와 ㅁㅁ로 부르던 한 퀴어 커플이 첫 이야기의 주인공입니다. 신에 가까운 것으로 보이는 고양이가 보신각 타종 행사를 TV로 보던 이 연인에게 갑자기 나타나 이렇게 질문합니다.
앞으로 남은 삶을 고양이로 사시겠습니까?
남은 삶을 고양이로 살기를 원한다면 '예'.
원하지 않는다면 '아니오'에 체크하시오.
내가 망설이는 사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예'에 체크하고 고양이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렇게 갑자기 고양이가 된 사람이 통계상 5퍼센트. 나는 여전히 이 고양이가 동거인이라고 생각하고, 동거인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남은 삶을 고양이로 사시겠습니까?'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선생님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되실까요? 고양이가 되면 인간 수명으로 살지, 고양이 수명으로 살지. 눈동자 빛과 털 색은 어떨지 소설의 주인공이 고민하듯 저도 상상해보았습니다. (주인공이 사랑하는 그는 주황색 눈을 지닌 '치즈태비'가 되었습니다.) 누군가 이런 선택지를 준다면 저는 검정 고양이가 되어 도서관에 살고 싶습니다... 모습이 어떻든 여전히 사랑하는 삶을 상상하며 읽기 좋은 소설을 이 소개합니다.
- 알라딘 한국소설/시/희곡 MD 김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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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쪽 : 그는 고양이가 되었어도 그였다. 내가 사랑하는 그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느낌이나 분위기 같은 것이 있었다. 방 안에 고양이가 가득 차 있다고 해도 나는 금방 그를 알아보고 골라낼 자신이 있었다.
Q :
『보내는 마음』엔 마음을 보내는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고양이를 챙기듯 친구에게 연락을 보내는 사람이 있고, 파르페를 사주는 언니가 있습니다. 이렇듯 이유 없이 마음을 보내고 싶은 날, 서유미 소설가는 어떤 것을 보내는지 궁금합니다.
A :
봄이 되면 이유 없이 마음을 보내고 싶은 순간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연두색 나뭇잎이 돋아나는 걸 보며 문득 누군가 떠오르기도 하고 보고 싶어지기도 하고요. 평소 저는 연락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지만 가끔 “잘 지내?” “어떻게 지내요?”라고 메시지를 보내곤 합니다. “네 생각이 났어”라는 달달한 말을 덧붙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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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보내는 마음』엔 마음을 보내는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고양이를 챙기듯 친구에게 연락을 보내는 사람이 있고, 파르페를 사주는 언니가 있습니다. 이렇듯 이유 없이 마음을 보내고 싶은 날, 서유미 소설가는 어떤 것을 보내는지 궁금합니다.
A :
봄이 되면 이유 없이 마음을 보내고 싶은 순간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연두색 나뭇잎이 돋아나는 걸 보며 문득 누군가 떠오르기도 하고 보고 싶어지기도 하고요. 평소 저는 연락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지만 가끔 “잘 지내?” “어떻게 지내요?”라고 메시지를 보내곤 합니다. “네 생각이 났어”라는 달달한 말을 덧붙이기도 하고요.
Q :
수록작 「무너지는 순간」은 행어가 무너진 장면에서 시작되는데요, 저는 마구잡이로 쌓아둔 책탑이 무너진 경험을 떠올리며 이 소설에 공감했습니다. 서유미 소설가도 자꾸 쌓아두고 싶은, 애착이 가는 아이템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A :
저 역시 옷탑과 책탑 모두 쌓았다가 무너뜨려본 적이 있는 사람입니다(하하). 필기구와 노트 모으는 것도 좋아하고, 다람쥐처럼 쿠키와 비스킷을 팬트리에 쌓아둔 뒤 하나씩 꺼내먹는 것도 좋아합니다. 요즘은 여러 종류의 드립커피와 티백을 모으고 있어요. 수업하거나 책 읽고 글 쓸 때 커피와 차를 마시다 보니 하루에 여러 잔 마시게 되어 부지런히 사들이고 있습니다.
Q :
보내고 나면 비운 자리가 생깁니다. 이른 봄이지만 곧 더위가 찾아온다고 하는데요, 계절을 보내며 다음 계절을 무엇으로 채우고 싶을지 소설가로서 앞으로의 계획 및 일정이 궁금합니다.
A :
작년부터 올해 봄까지 소설집을 연달아 출간하면서 단편소설의 재미에 푹 빠져 있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마음 한쪽에는 단편소설을 계속 쓰고 싶어 하는 제가 있고, 다른 쪽에는 좀 더 긴 소설을 쓰고 싶어 하는 제가 있습니다. 지금 쓰고 있는 단편소설을 마무리하고 나면 여름부터는 상실과 회복에 관한 장편소설을 쓰려고 합니다.
- 접기
한국문학을 사랑하는 선생님들은 봄에 하고 싶은 일, 하고자 했으나 이루지 못한 일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저는 3년 전쯤 3월 말에 열리는 통영 국제 음악제에 가본 적이 있는데요, 그 기억이 너무 좋았기에 매 해 내년에는 통영에 가서 음악을 들으리 생각을 하지만...? 막상 봄이 되면 현실에 치여 책 파느라 티켓팅도 못하고 나들이를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마침 올해는 대 임윤찬 선생님께서 통영의 음악당에서 리사이틀을 열기에 티켓이 순식간에 떠나가버렸습니다... ^^;;
실제로 통영에 가지는 못하니 소설로라도 통영 여행을 떠날까 합니다. 통영에서 출판사와 책방을 운영하는 남해의봄날에서 지난 해에 펴낸 책입니다. 역사소설의 대가 <불멸의 이순신> 김탁환이 1950년대 근현대를 대표하는 예술가들이 모여 문화 르네상스를 불러일으켰던 당시 통영을 배경으로, 오로지 작품에 몰두하며 걸작을 완성시켰던 이중섭 예술의 화양연화를 묘사합니다. 제주도, 부산을 거쳐 통영에 머무른 화가 이중섭이 대표작 <소>를 완성하기까지 누린 환희의 나날을 함께 누려 봅니다.
최근 사법부의 판결을 보도하는 기사를 보면 “AI 판사 도입이 시급하다.” 같은 댓글들이 눈에 띕니다. 아마도 대중의 심리와 동떨어진 판결들을 많이 봐온 이유겠지요. 저도 사람인지라 이들의 이런 심리가 십분 이해되면서도, 그렇다고 AI 판사가 대안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것에 대해서는 고민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많은 이들의 바람처럼 AI 판사가 도입되면, 우리는 그 판결에 수긍할 수 있을까요?
『사사기』는 바로 이 AI 판사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오랜 전쟁과 전염병으로 전세계가 멸망하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도시, 서울. 대한민국 정부는 서울의 경영권을 ‘전국기업인연합(전기련)’에 일임하고, 전기련은 ‘뉴소울시티’라는 도시국가를 세우게 됩니다. 그리고 새 도시국가를 위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재편성하기에 이르죠. 새로 구획을 나누고, 철도를 깔고, 사람들의 바람과 불만을 반영해 AI 판사를 개발합니다. 처음에는 의심하고 불신하던 사람들도, 너나없이 엄정한 법의 잣대를 들이대는 판결을 보며 점점 마음을 열고 AI의 판결을 신뢰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믿음은 갈수록 공고해져 사람들은 AI 판사를 신봉하게 되지요.
이 굳건한 믿음에 금이 간 건 하나의 사고로부터 비롯됩니다. 출근길 교차로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로 젊은 부부가 세상을 떠나고, 사고를 조사하던 조사관은 AI가 통제하는 차량에서 그 어떤 방어 행위도 없었다는 것을 알고 의구심을 품게 됩니다. 결국 사고는 오작동으로 결론 나지만, 훗날 사고 차량 운전자가 더 큰 사고에 휘말리면서 조사관은 일련의 사고들에 어떤 의도가 있음을 직감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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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법부의 판결을 보도하는 기사를 보면 “AI 판사 도입이 시급하다.” 같은 댓글들이 눈에 띕니다. 아마도 대중의 심리와 동떨어진 판결들을 많이 봐온 이유겠지요. 저도 사람인지라 이들의 이런 심리가 십분 이해되면서도, 그렇다고 AI 판사가 대안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것에 대해서는 고민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많은 이들의 바람처럼 AI 판사가 도입되면, 우리는 그 판결에 수긍할 수 있을까요?
『사사기』는 바로 이 AI 판사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오랜 전쟁과 전염병으로 전세계가 멸망하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도시, 서울. 대한민국 정부는 서울의 경영권을 ‘전국기업인연합(전기련)’에 일임하고, 전기련은 ‘뉴소울시티’라는 도시국가를 세우게 됩니다. 그리고 새 도시국가를 위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재편성하기에 이르죠. 새로 구획을 나누고, 철도를 깔고, 사람들의 바람과 불만을 반영해 AI 판사를 개발합니다. 처음에는 의심하고 불신하던 사람들도, 너나없이 엄정한 법의 잣대를 들이대는 판결을 보며 점점 마음을 열고 AI의 판결을 신뢰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믿음은 갈수록 공고해져 사람들은 AI 판사를 신봉하게 되지요.
이 굳건한 믿음에 금이 간 건 하나의 사고로부터 비롯됩니다. 출근길 교차로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로 젊은 부부가 세상을 떠나고, 사고를 조사하던 조사관은 AI가 통제하는 차량에서 그 어떤 방어 행위도 없었다는 것을 알고 의구심을 품게 됩니다. 결국 사고는 오작동으로 결론 나지만, 훗날 사고 차량 운전자가 더 큰 사고에 휘말리면서 조사관은 일련의 사고들에 어떤 의도가 있음을 직감하게 됩니다.
‘전기련’이나 ‘뉴소울시티’라는 이름이 익숙하신 분들은 아마도 이기원 작가의 『쥐독』을 읽어보신 분들일 것입니다. 이기원 작가는 『쥐독』-『사사기』-『리사이클러』로 이어지는 ‘디스토피아 트릴로지’ 시리지를 집필 중이며, 현재 『리사이클러』만 출간을 앞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만큼 같이 읽으면 더 풍부한 재미를 체감할 수 있지만, 따로 읽어도 충분히 각각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SF나 디스토피아를 좋아하는 분들께는 국내 SF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일 것이고, 대상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를 즐기거나 추리장르를 좋아하는 분들께도 『사사기』는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저희 마인드마크는 좋은 스토리들을 발굴하는 기업입니다. 좋은 스토리가 있다면 소설이 되었든, 영상이 되었든, 공연이나 웹툰이 되었든 독자(관객)와의 접점을 넓혀갑니다. 앞으로도 미디어나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마인드마크만 할 수 있는 스토리로 계속해서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 마인드마크 스토리IP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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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2025년 3월 18일)는 눈이 왔는데 이번 주에 프로야구가 개막합니다... 더 놀라운 건 서울 기준 이번 주말 최고 기온이 20도 내외라 야구보기 적당한 철일 것이라는 사실이지요... 야외에서 풀밭을 보면 또 얼마나 마음이 뻥 뚫리겠습니까만은... 변화무쌍하게 심술부리는 날씨에 건강 상하는 일 없게 유연하게 일정 관리하시길 바랍니다...
야구를 소재로 한 소설을 모아봤습니다. <데드볼>은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타임리프 소설 공모전'의 5,6회 수상 작품집입니다. 표제작 <데드볼>은 데드볼을 맞을 때만 타임리프가 작동하는 한 무명 야구선수의 이야기입니다. 문제는 공을 맞을 때마다 이 사람이 아프긴 아프다는 것입니다... 고통을 계속 느껴가며 커리어 상승을 이뤄내야할까요? <불펜의 시간>은 2021년 출간된 제26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입니다. 고졸 최고 연봉을 받으며 타이푼팀에 입단한 '괴물투수' 권혁오는 타이트한 상황에 마운드에 오르면 완벽한 폼으로 볼넷을 던지는, '멘탈이 약한' 선수입니다. '한때는 MVP였지만 지금은 불펜의 시간을 사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야구선수라는, 스포츠 기자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교차하며 카페트처럼 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