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빗들은 몸을 떨었다.
샤이어에서도 묵은숲 너머 고분구릉에 사는 고분악령들에 대한 소문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아무도 듣고 싶어 하지 않던 이야기였다. 아무리 아늑한 난롯가에서라도 마찬가지였다.
네 명의 호빗은 그 집의 평화로운 분위기에 빠져 잊고 있던 사실을 갑자기 기억해 냈다.
톰 봄바딜의 집은 바로 그 무시무시한 산골짜기 중턱에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간달프를 알게 된 후로 이번처럼 걱정되기는 처음일세.
만약 올 수가 없었으면 연락이라도 했을 텐데 말이야.
며칠 전에 여행에서 돌아왔을 때 그 나쁜 소식을 들었지.
간달프가 사라지고 기사들이 나타났다는 소문이 사방에 짜하게 퍼졌더군.
모든 반지를 지배하고,
모든 반지를 발견하는 것은 절대반지,
모든 반지를 불러 모아 암흑에 가두는 것은 절대반지.
길은 잘 모릅니다만, 제가 반지를 갖고 떠나겠습니다.
“아! 아! 발로그! 발로그가 왔어!”
그러자 김리가 눈이 휘둥그레지며 쳐다보았다.
“두린의 재앙!”
그는 비명을 지르며 도끼를 떨어뜨리고 얼굴을 손으로 가렸다.
간달프가 휘청거리는 몸을 지팡이에 기대며 중얼거렸다.
발로그! 이제 알겠군.
정말 운이 너무 없어! 난 벌써 너무 지쳤는데.
메리와 피핀은 군마들의 울음소리와 갑작스런 많은 사람들의 노래 소리를 차가운 대기 속에서 선명하게 들었다. 세상의 가장자리 위로 궁형의 불길처럼 태양의 손발이 떠올랐다. 그때 기사들이 동쪽으로부터 우렁찬 함성을 토하며 돌격했고, 갑옷과 창들에 붉은 빛이 번뜩였다.
별안간 능선 위로 하얗게 차려입은 기사 하나가 떠오르는 태양 속에 환하게 나타났다.
낮은 구릉지 위로는 뿔나팔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의 뒤로는 긴 비탈들을 서둘러 내려오는 1000병의 보병이 있었다.
그들은 손에 칼을 들고 있었다. 키가 크고 강대한 전사 하나가 그들 가운데서 큰 걸음으로 걸었다.
그의 방패는 붉은색이었다.
계곡 가장자리에 이르자 그는 거대한 검은 뿔나팔을 입술에 갖다 대고 힘차게 불었다.
샘은 얼굴을 붉히고 앉으면서 중얼거렸다.
이제 진짜 아슬아슬한 모험을 하게 되었군요, 프로도 씨!
그러면서 그는 고개를 휘휘 내저었다.
20세기 판타지 문학의 걸작
<반지의 제왕>의 특별한 판본
톨킨이 그린 일러스트, 지도, 스케치
국내 최초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