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학자가 들려주는 정담(情談)이다. 나무와 말과 음악에 관한 정다운 이야기들이다. 작가에겐 말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선생의 삶과 ‘첼로를 사랑하는 목수’의 삶이 있다. 나무와 음악이 늘 함께하는 삶이다. 그는 나무와 말과 음악이 어우러진 삶의 이야기를 통해 일상에서 겪을 만한, 마주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의미를 되짚어 보고자 한다.
“나무에 대한 이야기, 그 나무로 무엇을 만드는 이야기, 나무로 만들어진 악기 이야기, 그 악기가 울려 주는 음악 이야기들이다. 도깨비 가방에 들어 있던 돈처럼 이미 누군가가 채워 둔 이야기가 아니다. 갓 수확한 벼를 쨍한 가을볕에 잘 말려 방아를 찧고 키로 까부른 뒤 조리로 건져 내어 가마솥에 안치고 칙칙 뿜어져 나오는 하얀 김의 소리를 들으며 갓 지어 낸 밥 같은 이야기다. 이 책에 담긴 모든 글자는 갓 지어 낸 밥알 하나하나처럼 첼로를 사랑하는 목수가 삶의 팔 할과 나머지 이 할을 버무려 지어낸 이야기들이다.” (본문 중에서)
첼로를 사랑하는 목수 한성우는 인하대학교 한국어문학과에서 우리 말을 찾고, 다듬고, 짜 맞추는 일을 하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 공학자의 꿈도 잠시 꾸기는 했으나 말과 글에 대한 목마름을 견디지 못하고 서울대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해 박사까지 마쳤다. 한국어의 말소리와 방언에 관심을 집중하여 『평안북도 의주방언의 음운론』을 비롯한 10여 권의 한국어 관련 연구서와 대여섯 권의 글쓰기 관련 책을 펴냈다. 또한 조사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방언정담』 『우리 음식의 언어』 『노래의 언어』 『문화어 수업』 『말의 주인이 되는 시간』 등 말을 주제로 한 인문 교양서들을 써 왔다. 2019년 10월부터 지금까지 문화일보에 <맛의 말, 말의 맛>을 매주 연재하고 있다.
새벽에는 집안의 작은 글공방에서 글을 쓰고, 낮에는 대학의 연구실과 강의실을 공방 삼아 학생들과 함께 꿈꾸는 미래를 만든다. 방학과 달력의 빨간 날에는 목공방에서 악기 관련 용품들을 주로 만들며 첼로와 나팔을 더 잘 연주해 보려고 애쓴다. 녹색이 상징인 포털에 마련된 인터넷 카페 [꿈을 찍는 공방]과 인천의 공단 지역에 꾸려진 [목공방 꿈]의 운영자이기도 하다. 인터넷 공간에서는 ‘드라이쏠’이란 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카페와 목공방 이름으로 검색해 보면 이 목수의 꿈이 담긴 글과 목공예품을 한눈에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