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올해의 책 1위
<이처럼 사소한 것들>
"늘 이렇지, 펄롱은 생각했다.
언제나 쉼 없이 자동으로 다음 단계로, 다음 해야 할 일로 넘어갔다.
멈춰서 생각하고 돌아볼 시간이 있다면, 삶이 어떨까, 펄롱은 생각했다.
삶이 달라질까 아니면 그래도 마찬가지일까
아니면 그저 일상이 엉망진창 흐트러지고 말까?"
- <이처럼 사소한 것들> 중에서


자국 아일랜드에서는 오래전부터 거장의 반열에 올랐으나 2021년부터 미국 독자 대중 사이에 서서히 화제가 되더니, 이제는 독자들이 잃어버린 시간을 벌충하려는 듯 애타게 찾는 소설가가 있다. “한 세대에 한 명씩만 나오는 작가”로 불리는 아일랜드 현대문학의 대표 작가 클레어 키건이다. '가디언'은 그의 작품을 두고 “탄광 속의 다이아몬드처럼 희귀하고 진귀하다”라고 평했다. 이는 그가 24년간 활동하면서 단 4권의 책만을 냈는데 모든 작품이 얇고 예리하기 때문이다. 2009년 발표한 <맡겨진 소녀>는 '타임스'에서 ‘21세기 최고의 소설 50권’에 선정되었고, 최근작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2022년 부커상 최종후보에 오르며 ‘역대 부커상 후보에 오른 가장 짧은 소설’로 등극했다.



클레어 키건 국내 출간작

  • “우리 가운데
    살아남을 것은 사랑이다.”
    불운의 출입구를 지나본 이는 안다, 안락과 몰락을 가르는 것은 더없이 연약한 경계임을. 자신이 속한 사회 공동체의 은밀한 공모를 발견하고 자칫 모든 걸 잃을 수 있는 선택 앞에서 고뇌하는 한 남자의 내면을 그린 작품이다. 키건 특유의 섬세한 관찰과 정교한 문체로 한 인간의 도덕적 동요와 내적 갈등, 실존적 고민을 치밀하게 담아냈다.
  • 맡겨진 소녀
    11,700원(10%)
    어느 찬란한 여름날의 추억
    소설은 어린 소녀의 시선으로 본 세상을 담았다. 사랑이 없는 가정에서 무심한 부모와 지내던 그가 먼 친척의 집에 맡겨진 어느 여름. 다정히 눈을 맞추며 말해주고, 넘어질까 걱정하며 손을 잡고 걸어주는 따뜻한 어른을 처음 만나본 소녀는 생각한다. "부끄러운 일도 비밀도 없는 이곳이 당분간 내 집이면 좋겠다"고. 처음 받아보는 관심 속에서 소녀의 세상은 이제껏 없던 밝은 빛으로 채워진다.
  • 푸른 들판을 걷다
    15,120원(10%)
    우리가 잃어버린 기회들, 우리가 구해야 할 대답들
    1999년 데뷔작 <남극> 이후 긴 침묵 끝에 세상에 꺼내 보인 이 책은 평단의 찬사가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본질만이 남을 때까지 주변에 있는 것을 덜어냄으로써 삶의 중요한 순간을 더욱 분명하게 그려내는 키건의 작풍이 돋보이는 단편들로, 세밀하게 깎아 드러낸 암시와 은유적 표현들이 섬세하게 녹아있는 걸작.
  • 클레어 키건 특별 세트: 신이어마켙 에디션
    폐지를 줍던 어르신들의 일자리를 찾는 신이어마켙, 그리고 주인공들의 모습을 통해 더 좋은 사람이 되길 그리는 클레어 키건 소설 속 이야기처럼 함께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책을 읽은 여러분 역시 좋은 사람이 되길,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드는 한 명이 되길 응원한다.
클레어 키건을 사랑한 작가들

최은영

“사랑과 다정함조차 아플 때가 있다, 태어나 그것을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이에게는.” 나는 이 두 줄의 책 소개에 이끌려 <맡겨진 소녀>를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보다 더 이 소설을 잘 표현하는 문장은 없으리라 생각했다. <맡겨진 소녀>는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사랑을 받아보지 못한 어린아이가 처음으로 조건 없는 사랑받는 이야기다. 작가는 그런 사랑이 존재하리라고는 상상도 해보지 못한 아이의 메마른 마음이 어떻게 사랑을 받아들이는지 세세하게 묘사한다. 그리고 사랑받은 아이가 어떻게 회복하고 성장해가는지를, 자신에게 사랑을 준 사람들에게 어떻게 그 사랑을 돌려주는지를 보여준다. 어른이 된 많은 이들의 내면에는 이 ‘맡겨진 소녀’가 있다. 어른들에게 아무렇게나 대우받고 상처받은, 하지만 이미 어른으로 자라버린 아이들에게 이 책은 말을 건넨다. 어린 시절, 그토록 작고 힘이 없었던 네가 충분히 사랑받지 못했던 건 너의 탓이 아니라고, 그건 네 잘못이 아니라고.

김금희

소설 <맡겨진 소녀>에서 모든 존재들은 온당한 시선을 받는다. “가지가 땅에 끌리는” 수양버들이나 더 이상 이름으로 불리지 못하는 개, 우편함까지 매일 달음질쳐 나가는 ‘나’, 상실 뒤의 나날들을 미움과 증오와 복수가 아니라 그 모든 것을 무화시키는 침묵으로 보듬으며 살아가는 킨셀라 부부에까지. 깊고 서정적이며 감동적인 이해가 모든 장면에 램프처럼 환하게 가닿는다. 식탁 위에 올려놓고 이 소설을 펼쳤을 때 나는 여러 일에 지쳐 아주 나쁜 상태였으나 단번에 읽어 내려간 뒤에는 이 새로운 전율을 표현할 “새로운 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읽는 모두를 “매끈하고 깨끗하고 연약한” 시절로 데려가 우리가 기억해야 할 가장 섬세한 사랑을 “손안”에 쥐여주는 이 소설의 가슴 벅찬 여름날들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말이다.

신형철

<맡겨진 소녀>를 다 읽고 나니 그 빳빳한 양장 커버가 이야기를(특히 그 소중한 결말을) ‘보호’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도 그렇다. ‘키거니언 엔딩’이라고 부르고 싶은 그것의 본질은 무슨 반전 같은 게 아니다. 예기치 않은 일이 일어나는 게 아니라, 감히 기대해도 될까 싶은 일이 실현되기 때문이다. 인간의 가능성이 서사의 필연성으로 도약하는 지점에서 소설이 끝날 때, 우리는 우리가 이 세계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 하나를 얻게 된다. 이 작가가 단편 분량의 소설을 단행본으로 출간하는 것에 나는 불만이 없다. 이런 결말 뒤에, 감히, 어떤 다른 이야기가 시작될 수 있단 말인가.

이동진

묘사하지 않고 남겨놓은 여백들에 진짜 이야기가 담긴 듯 섬세하고 신비한 문장들.

무라카미 하루키

키건은 간결한 단어로 간결한 문장으로 쓰고, 이를 조합해 간결한 장면을 만들어나간다.

힐러리 맨틀

모든 문장이 문체와 감정을 어떻게 완벽하게 배치하는지에 대한 가르침이다.

김보라

클레어 키건의 문장은 몹시 정밀하다. 그는 한 소녀의 눈으로 아일랜드의 목가적 풍경 속 어느 특별한 여름을 군더더기 없이 정확히 묘사한다. 고요하지만 뜨겁게 끓어오르는 문장들이 차곡차곡 쌓여 결말에는 견딜 수 없을 정도로 폭발적인 감정을 자아낸다. 작가는 유년의 신비와 고독 그리고 기쁨과 슬픔 등 인간이 생에 걸쳐 거듭 풀어야 할 원형적 감정들을 깊이 있게 다루며, 소설이 보여줄 수 있는 완벽한 정수를 펼친다.

은유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클레어 키건이 쓴 ‘기억할 만한 지나침’에 관한 이야기다. 아니, 긴 시다. 날마다 기계적으로 전개되는 일상에 복무하는 한 사람을 멈춰 세우는 힘은 무엇일까. 핀셋으로 뽑아낸 듯 정교한 문장들은 서로 협력하고 조응하다 한 방에 시적인 순간을 탄생시킨다. 그것은 ‘뒤돌아보는 인간’의 탄생이다. ‘가족 인간’이기를 멈추는 선택이다. 나는 단숨에 읽고 앞으로 가서 다시 읽었다. 타인에 대한 숙고가 자기 회복에 이르는 점층 구조의 신비에 빠져들지 않을 도리가 없다. 동요하지 않음이라는 견고한 세계가 무너진 자리에서 광물처럼 빛을 내는 삶의 진실을 모든 이들과 나누고 싶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 포함
소설/시/희곡 2만원 이상 구매 시
빌 펄롱이 선물 받은 책
<크리스마스 캐럴> 영문 원서 미니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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