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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리털이 도망갔다는 걸 알아챈 건 작년 말의 일이었다. 먹고 사느라 존엄을 헐어 팔아버리면 머리털도 이 삶을 견디기 어려워 내게서 도망간다. 털이 빠진 내 눈엔 한동안 다른 사람들의 정수리밖에 보이지 않았다. 나처럼 털이 빠진 사람들을 보면 그들 각자의 슬픔을 상상해보기도 했다. 2021년 이효석문학상을 수상한 이서수의 소설 <미조의 시대>에도 내가 지하철에서 마주쳤을 법한 여성, '수영'이 등장한다. 1970년대에 가발 공장이 있던 '구디'에서 2020년대의 직장여성 수영은 야하고 폭력적이고 반사회적인 19금 웹툰을 그린다. '작업을 하다 엎드려 우는 동료도 있었고, 우울증 약을 먹는 동료도'(14쪽) 있지만 그 모두가 내일은 맑은 얼굴로 '약봉지를 흔들며'(희정의 <일할 자격> 중) 직장으로 걸어가야 한다. '떡집에서 못 팔고 버린 떡 같은 하루.'(20쪽)를 건너야 제 먹이값을 벌 수 있다.
미조야, 너 그거 아니? 인간을 육체적으로 학살하는 것은 시간이지만, 정신적으로 학대하는 것은 시대야. (37쪽)
2023년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젊은 근희의 행진>은 서로 결이 다른 한 자매의 이야기이다. 노출의상을 입은 채 독서 유튜브 운영하는 동생 근희를 거북해할 자유가 문희에게 있듯, '정색하면서 안 그런척해서 얼마나 꼴보기 싫은지 몰라'라고 언니 문희를 속물이라고 말할 자유가 문희에게 있다. 참새도 민들레도 아니기에 머물 곳이 필요한 우리, 자산은 너무 먼 곳에 있고 하루는 고통스럽다. 꿈과 현실과 머물 곳 사이의 함수값을 오가며 엉킨 우리가 같지 않은 채로도, 서로를 미워하면서도 함께 행진할 수 있다고 이 소설들은 말한다. 이서수의 소설처럼, 동시대를 함께 행진하는 소설을 앞으로도 많이 읽고 싶다. 소설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같이 읽고 같이 얘기하자고 동시대의 소설 친구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소설. 문장을 빌려 말하고 싶다. 이 소설, 많관부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