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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고통을 말하면 어느 한 쪽에서는 무조건 반사처럼 남성의 고통이 더 크다거나 여성의 고통은 거짓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그런 사회가 되었다. <일하다 아픈 여자들>이라는 제목만으로도 이 책에 불쾌감을 드러내는 일군의 집단이 아마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약자의 고통을 없애는 대부분의 사회적 해결책이 결과적으로 모든 이에게 이로운 것과 같이, 일하는 여성의 고통을 없앨 방안을 모색하는 사회가 일하는 남성의 고통에 관심 없을 리 없다. 노동자의 몸들 간 차이에 관심 기울이는 작업장이 인간을 기계가 아닌 인간으로 대하는 곳일 것이다.
책은 내내 그 지점을 강조한다. 비장애인 남성의 몸과 정신을 표준 노동자로 삼는 대부분의 일터에서 몸에 맞지 않는 규격의 안전 장비로 인해 더 다친 여성들을, 과도한 기준의 업무량을 소화하려다가 몸이 망가진 여성들을, 여초 직군에 부여되는 비정상적 압력을 감당하는 여성들을 인터뷰하며 책은 자본주의가 노동자에게 요구하는 과도한 조건들을 따져 묻는다. 젊고 건강하고 빠른 남성 노동자만이 노동자로 승인받을 때, 대부분의 우리들은 다치거나 죽거나 이 악물고 참아내는 현실을 살아가게 된다. 비합리적이고 비현실적이다. 인간답게 일하기 위해선 모든 몸을 위한 일터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