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벌들은 분주해진다. 일벌들은 만발한 꽃밭을 누비며 꿀을 모으고, 여왕이 알을 낳기 위한 특별한 방을 꾸민다. 여왕은 새 여왕벌이 될 알을 낳고, 로열젤리로 충분한 영양을 공급한다. 그리고 마침내 새로운 여왕이 탄생할 때가 되면, 기존의 여왕벌을 비롯하여 벌집에 거주하던 절반의 벌들은 무리를 지어 정확한 거처도 정하지 않은 채 기회와 성장을 찾아 모험을 떠난다. 벌들은 떠나온 벌집에서 수백 미터가 떨어진 곳에 임시 거처를 마련하고, 밀집된 공 모양으로 뭉쳐 서로의 온기를 유지한다. 추위가 닥치면 벌들은 함께 웅크려 몸을 떨며 열기를 만들어 내고, 더위가 찾아오면 서로 떨어져 공기 순환을 용이하게 만든다. 하지만 외부 환경이 무리의 안전을 위협할 때, 극단적인 온도에 노출된 벌들은 휴면 상태에 돌입해 움직이지도 반응하지도 않는다. 터전을 옮긴 이후 며칠 안에 새로운 거처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벌들은 모두 죽고 말 것이다.
생존의 위협을 받을 때,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세계 경기 침체와 팬데믹의 확산으로 사람들은 무력함을 느끼고, 안전을 향한 욕망만이 커졌다. 팬데믹의 영향이 잦아든 지금도 일터에서 사람들은 조용한 퇴사를 준비하며 최대한 적게 일하며 더 나은 일자리를 발견할 때까지 단지 잘리지 않기만을 바란다. 세스 고딘은 패배와 위축이 점철된 새로운 시대를 헤쳐 나갈 해법을 ‘의미’에서 찾았다. 일의 목적은 의미를 찾는 것이며 이를 이루었을 때 결과와 수익이 자연스럽게 따라옴을 주장한다. 의미를 찾기 위해 조직원들은 주어진 일만 빠르게 해내던 워커(worker)에서 의미 있는 일을 찾아서 해내는 플레이어(player)가 되어야 하며, 조직원들이 플레이어가 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진정한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이라고 말한다. 왜 일해야 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일해야 할지 의구심을 가지고 오늘도 출근길에 나선 모두를 위한 새 시대의 경영과 리더십을 말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