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몫은 독자들의 것이리라. 새롭게 발굴해 목록을 정비했고, 뛰어난 글 솜씨로 그 고전을 읽고 싶도록 했으니, 이제 그 책을 직접 읽으면 되는 법. 결국 지적 성장은 홀로 책을 읽으며 지은이와 씨름하는 가운데 얻는 것이다. 지독하게 탐욕적으로 읽어보길. 그 생각과 논리를 읽는 이의 것으로 만들어야 하니까. 전투적으로 읽어보길. 막장에 이른 답답함을 날려버릴 화약을 얻어야 하니까. 아. 지극히 에로틱하게 읽어보길. 어루만지고 쓰다듬는 마음으로 읽어야 비로소 이해되니까.
이제, 제가 읽고 감동하거나 깨닫거나 흥분하거나 했던 책들, 그래서 도저히 혼자 알고만 있을 수 없어 주변사람들에게 함께 읽어 보자고 말했던 책들에 관한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습니다. 벌서 세 번째 책이 되고 말았지만,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하고 부족한 것투성이입니다.
그럼에도 잘못한 것은 혼나고, 잘한 것은 칭찬받으며 더 자라나고 싶어 만용을 부립니다. 부디, 흰 피를 뿌리며 쓰러졌을 나무의 정령들에게 부끄럽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