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 다루는 네 가지 식물들은 소위 인간에게 '길들여진 식물 종'들이다. 길을 들였다는 표현은 우리 인간이 일방적으로 주도권을 행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길들인다고 할 때 우리는 자동적으로 인간의 일방적인 주도권을 떠올리지만, 이 과정이 실은 어떤 동물이나 식물이 자기 목적을 달성하려고 교묘하게 선택한 진화의 전략이라고 볼 수도 있다.
오늘날에는 많은 사람들이 자연 세계에 관한 생각은 손톱만큼도 없이 산업적 음식사슬을 기반으로 한 음식에 완벽하게 만족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아마도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은 그들의 입맛을 망칠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 책은 먹는 즐거움에 관한 책이다. 그리고 그것은 오로지 앎을 통해서 깊어질 수 있는 즐거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