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세상을 살다 보면 문득 옛날로 돌아가고 싶을 때가 있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어린 시절 추억만큼 아름답고 순수한 것이 또 있을까. 나는 이 책을 통해 문명의 혜택이라고는 전혀 받지 못하고 살아야 했던 조그만 섬마을 아이들의 모습을 생생히 그려내고자 노력했다. 비록 가난하지만 마음만은 세상 그 누구보다도 부자였던 섬마을 아이들, 그 따뜻하고 넉넉하던 유년 시절의 풍경이 지금의 도시생활 속에 쓰러져가고 있는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있다. 외로운 섬마을에서 보낸 아름답고 치열했던 유년을 단술 한잔 마시며 얘기하듯이 나직이 들려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