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손 가락 깨물어서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다고는 하지만, 중국 사찰 기행 3권 중 선종 사찰편은 유난히 애착이 많이 간다. 원고를 매만질 때도 중간중간 공을 많이 들였다. 글을 쓰는 일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여행지에서 고생한 것이 아니라, 순례한 뒤 글을 정리하는 압박감, 글을 쓰면서 함께 공유할 선지식의 부재, 여행 후유증으로 인해 머나먼 타지에서 여러 날을 앓아눕기도 했다. 물론 여행 가지 않고 글 쓰지 않으면 아플 일도 없고 고통 받을 일도 없을 게다. 그러나 편히 살기에는 인생이 너무 허전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