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와인 페어링에서는 당연히 음식 맛도 좋아야 하지만 와인과 함께했을 때 완성되는 맛이 가장 중요합니다. 와인과 함께하는 메뉴는 시작부터 와인을 위해 기꺼이 자리를 내어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은 와인에 잘 어울리는 메뉴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책을 쓰는 동안 페어링이란 마치 일기와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날 있었던 일을 서술한다는 점은 같지만, 누구도 같은 내용을 쓸 수는 없죠. 일기를 쓰다 보면 일상의 사실뿐 아니라 내면을 떠도는 자신의 의식 안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페어링을 시도하는 동안 여러분은 자신이 먹고 마시는 습관, 좋아하는 맛과 싫어하는 맛의 조합, 나를 과거로 돌려놓는 맛의 기억, 익숙한 향과 거슬리는 냄새까지 스스로를 둘러싼 취향을 찾아가는 여정을 떠나게 됩니다. 부디 이 책과 함께 많은 분들이 내 취향의 무늬를 발견하고, 그로 인해 일상의 풍요로운 순간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