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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종교/역학

이름:송강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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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관음경>

관음경

우리나라 불자들이 믿고 따르는 여러 성현 가운데,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은 자비의 화현으로 익히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기에 기도수행을 할 때 가장 많이 하는 것이 ‘관음기도’일 것입니다. 관음기도를 할 때는 ‘관음경(觀音經)’을 독경(讀經)하고, ‘관세음보살’ 명호를 쉬지 않고 반복적으로 염송(念誦)하는 관음정근(觀音精勤)을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관음경(觀音經)』은 엄격히 말해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의 제25품에 해당되는 <관세음보살보문품(觀世音菩薩普門品)>입니다. 이것을 독립시켜 관음기도를 할 때 독송해 왔는데, <관세음보살보문품(觀世音菩薩普門品)>으로 부르기도 하지만 『관음경(觀音經)』이라고도 하였습니다. 『법화경(法華經)』을 연구해온 학계의 주장에 따르면 관세음보살님은 인도에서부터 인기가 높았던 분인데, 관세음보살을 추앙하면서 스스로 관세음보살처럼 되고자 하는 불자들의 관음신앙에 중심 역할을 한 독립적인 『관음경(觀音經)』이 유통되고 있었다고 보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대승경전의 꽃이라고 일컬어지는 『법화경(法華經)』 속에 『관음경(觀音經)』이 한 품으로 편입되었다는 것입니다. <관세음보살보문품(觀世音菩薩普門品)>이건 『관음경(觀音經)』이건 내용은 동일한 것이며, 오늘날까지 관음신앙을 중심으로 하는 염불기도 수행의 지침서가 되고 있습니다. 주지 소임을 맡으면서부터 매년 신도들과 더불어 백일관음기도를 봉행할 때 예전부터 시중에 유통되던 책자로 독경을 하였습니다. 늘 한역경문과 한글번역문에 오류가 있음을 보고 있었으나, 번역을 미뤄 왔던 세월이 30년이 지났습니다. 2023년 연말 백일관음기도를 하면서 개화사 독경용을 새로 구입하자는 신도회의 요청에 아예 새로 번역을 하기로 작심했습니다. 새로 펴내는 『관음경(觀音經)』은 세 가지로 구성됩니다. 첫째, 한글 독송용입니다. 한글 독송용은 의역(意譯)에 치중하면서 독경이 물 흐르듯 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둘째, 한문 독송용입니다. 이것은 한문으로 독경할 분들을 위한 것으로, 기존의 책자에 있는 한문(漢文)과 현토(懸吐)의 오류를 바로잡았습니다. 셋째, 한역경문(漢譯經文)을 우리말로 직역(直譯)한 것입니다. 한글 독송용이 의역에 치중했기에 정확한 직역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직역에서는 어려운 용어에 대해 각주를 달아서 공부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했습니다. 새로 펴내는 『관음경(觀音經)』 또는 <관세음보살보문품(觀世音菩薩普門品)>에서는 독경할 때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가로 읽기로 편집하였습니다. 독송용인 만큼 내구성(耐久性)과 품격(品格)을 고려하여 양장본으로 제본하였습니다. 보다 많은 불자들이 경(經)을 읽고 명호(名號)를 외면서 염불삼매(念佛三昧)에 들어, 이윽고 해탈(解脫)의 참맛을 즐길 수 있길 발원해 봅니다. 2023년 동안거(冬安居) 백일관음기도를 올리며

금강반야바라밀경 한글본 (한지본, A6)

송강스님의 한글 금강경 한지본 구마라집 스님의 한역(漢譯) 금강경을 범본(梵本) 및 다른 한역본과 비교 검토하여 완전히 뜻의 흐름이 잘못된 부분을 찾아내었고, 그것이 오랜 세월 붓으로 옮기는 사경(寫經)의 한계 때문에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하여 바로잡아서 우리말로 번역한 것이 2010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독송하기에 편하도록 운문적인 번역을 한 우리말 독송용 금강경도 함께 출간하였습니다. 그동안 2만부 이상 판매가 되었는데, 많은 스님들과 금강경을 사랑하는 불자님들이 전통 한지 제본의 우리말 독송용 금강경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좋은 한지로 인쇄 제본할 경우 워낙 고가라서 출판사에서 망설이다가 최근에 알맞은 한지를 찾게 되어 드디어 출간을 하게 되었습니다. 독송을 하면서 의문이 생길 경우에는 뒤편에 있는 주석(註釋)을 참고하시면 대부분 이해되실 것입니다. 의견을 주신 많은 대덕스님들과 신심 깊은 불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최적의 한지를 찾기 위해 애쓰고,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출간을 한 도서출판 도반의 관계자분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아무쪼록 많은 분들 곁에서 선지식처럼 도반처럼 함께하여, 부처님과 만나는 길이 되었으면 합니다. 꽃이 피기 시작하는 개화사에서 時雨松江合掌

금강반야바라밀경 한글본 (한지본, B5)

송강스님의 한글 금강경 한지본 구마라집 스님의 한역(漢譯) 금강경을 범본(梵本) 및 다른 한역본과 비교 검토하여 완전히 뜻의 흐름이 잘못된 부분을 찾아내었고, 그것이 오랜 세월 붓으로 옮기는 사경(寫經)의 한계 때문에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하여 바로잡아서 우리말로 번역한 것이 2010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독송하기에 편하도록 운문적인 번역을 한 우리말 독송용 금강경도 함께 출간하였습니다. 그동안 2만부 이상 판매가 되었는데, 많은 스님들과 금강경을 사랑하는 불자님들이 전통 한지 제본의 우리말 독송용 금강경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좋은 한지로 인쇄 제본할 경우 워낙 고가라서 출판사에서 망설이다가 최근에 알맞은 한지를 찾게 되어 드디어 출간을 하게 되었습니다. 독송을 하면서 의문이 생길 경우에는 뒤편에 있는 주석(註釋)을 참고하시면 대부분 이해되실 것입니다. 의견을 주신 많은 대덕스님들과 신심 깊은 불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최적의 한지를 찾기 위해 애쓰고,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출간을 한 도서출판 도반의 관계자분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아무쪼록 많은 분들 곁에서 선지식처럼 도반처럼 함께하여, 부처님과 만나는 길이 되었으면 합니다. 꽃이 피기 시작하는 개화사에서 時雨松江合掌

도를 깨달은 노래 : 증도가

『증도가(證道歌)』는 『신심명(信心銘)』과 더불어 참선수행을 하는 스님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글입니다. 두 가지 모두 깨달은 선사의 글이기에 공부하는 데 지침이 되기 때문입니다. 『신심명(信心銘)』의 해설서를 펴냈을 때 도반들로부터 왜 증도가(證道歌)』해설서를 함께 만들지 않았느냐는 질책을 받았습니다. 곧 펴내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좀 늦어졌습니다. 불교는 생사윤회 및 그로부터 파급되는 갖가지 괴로움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지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를 해탈이라고도 하고 깨달음이라고도 하지요.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는 측면에서 보면 해탈(解脫)이 되고, 변화하는 현상이 아닌 청정한 성품자리를 본 것으로 말하면 깨달음(見性)이 됩니다. 스스로 깨달으려 하는 것을 ‘위로 깨달음을 구한다(上求菩提)’고 하고, 뒤따르거나 곁에 있는 이들을 깨닫게 하려는 것을 ‘아래로는 중생을 교화한다(下化衆生)’고 합니다. 이 두 가지는 별개의 것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는 연기적 존재이며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불교에서 깨달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수많은 수행방법이 있는데, 그 모든 수행법은 깨닫기 위한 것일 뿐입니다. 깨달으면 지혜와 자비가 자신에게 이미 있음을 알게 되고, 자연히 그 지혜와 자비를 써서 세상에 회향하게 됩니다. 수행이란 출가자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누구든지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 자유자재한 삶을 살고 싶다면 수행이 필요할 것입니다. 자신의 형편에 따라 알맞은 방법을 찾으면 되는 것이지요. 영가현각 선사의 『증도가(證道歌)』는 수행하는 이들이 잘못된 길에 떨어지지 않게 하려는 간절함으로 가득합니다. 도반처럼 곁에 두고 도움을 받게 된다면 곧 깨달음이라는 미지의 세계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모든 이들이 해탈의 자유로움을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2020년 음 9월 백일관음기도를 시작하며

말 침묵 그리고 마음

저자 머리글_ 흩어놓은 글들을 모으며 말과 글은 참 편리합니다. 하지만 깊은 마음을 표현하려면 참 부족한 것이 또한 말과 글입니다. 그래서 옛 선지식들은 밥주걱과 국자처럼 말과 글을 사용하였나 봅니다. 밥주걱과 국자는 밥과 국을 옮겨주는 것이기에 밥과 국을 잘 먹으면 되듯이, 말이나 글도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을 정확하게 주고받을 수 있다면 멋진 도구가 될 것입니다. 일반 대중들과의 소통을 위해 페이스 북에 올렸던 짧은 글들을 모아 한 권으로 묶었습니다. 잠시 휴식이 필요할 때 친근한 벗과 얘기를 나누듯 한 자락 펼쳤다가 덮으면 되는 그런 글들입니다. 아무쪼록 마음 편케 하는 작은 휴식의 장이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불기 2562(2018)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으며 개화산 자락에서 時雨 松江 손 모둠

벽암록 맛보기 한지본 2

2021년 초에 불교신문사에서 새로운 연재를 부탁하기에 <벽암록 맛보기>라는 제목으로 『벽암록(碧巖錄)』의 본칙(本則)과 송(頌)을 중심으로 1회 1칙씩을 연재하기로 했습니다. 정해진 지면에 맞추다 보니 여러 가지 도움이 될 장치를 생략하게 되었으나, 공부하기에는 크게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불교신문 독자들 가운데 책으로 공부하기를 원하는 분들이 많아서 이제 10칙씩을 묶어 한지제본의 <벽암록 맛보기>를 차례로 출판하기로 하였습니다. 불교신문 지면에 실린 내용에다 몇 가지 도움이 될 부분을 더하여 편집의 묘를 살린 것입니다. 참선공부는 큰 의심에서 시작되고, 『벽암록(碧巖錄)』의 선문답은 본체 또는 주인공에 대한 의심을 촉발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의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로 설명은 간략하게 하고 자세한 풀이는 생략했습니다. 너무 자세한 설명은 스스로 의심을 일으키기는 커녕 자칫 다 알았다는 착각에 빠지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이 많은 분들에게 큰 의심을 일으킬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참 좋은 법연(法緣)으로 생각하겠습니다. 2022년 여름 개화산자락에서 시우 송강(時雨松江) 합장

벽암록 맛보기 한지본 3

2021년 초에 불교신문사에서 새로운 연재를 부탁하기에 <벽암록 맛보기>라는 제목으로 『벽암록(碧巖錄)』의 본칙(本則)과 송(頌)을 중심으로 1회 1칙씩을 연재하기로 했습니다. 정해진 지면에 맞추다 보니 여러 가지 도움이 될 장치를 생략하게 되었으나, 공부하기에는 크게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불교신문 독자들 가운데 책으로 공부하기를 원하는 분들이 많아서 이제 10칙씩을 묶어 한지제본의 <벽암록 맛보기>를 차례로 출판하기로 하였습니다. 불교신문 지면에 실린 내용에다 몇 가지 도움이 될 부분을 더하여 편집의 묘를 살린 것입니다. 참선공부는 큰 의심에서 시작되고, 『벽암록(碧巖錄)』의 선문답은 본체 또는 주인공에 대한 의심을 촉발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의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로 설명은 간략하게 하고 자세한 풀이는 생략했습니다. 너무 자세한 설명은 스스로 의심을 일으키기는 커녕 자칫 다 알았다는 착각에 빠지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이 많은 분들에게 큰 의심을 일으킬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참 좋은 법연(法緣)으로 생각하겠습니다. 2022년 여름 개화산자락에서 시우 송강(時雨松江) 합장

벽암록 맛보기 한지본 4

2021년 초에 불교신문사에서 새로운 연재를 부탁하기에 <벽암록 맛보기>라는 제목으로 『벽암록(碧巖錄)』의 본칙(本則)과 송(頌)을 중심으로 1회 1칙씩을 연재하기로 했습니다. 정해진 지면에 맞추다 보니 여러 가지 도움이 될 장치를 생략하게 되었으나, 공부하기에는 크게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불교신문 독자들 가운데 책으로 공부하기를 원하는 분들이 많아서 이제 10칙씩을 묶어 한지제본의 <벽암록 맛보기>를 차례로 출판하기로 하였습니다. 불교신문 지면에 실린 내용에다 몇 가지 도움이 될 부분을 더하여 편집의 묘를 살린 것입니다. 참선공부는 큰 의심에서 시작되고, 『벽암록(碧巖錄)』의 선문답은 본체 또는 주인공에 대한 의심을 촉발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의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로 설명은 간략하게 하고 자세한 풀이는 생략했습니다. 너무 자세한 설명은 스스로 의심을 일으키기는 커녕 자칫 다 알았다는 착각에 빠지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이 많은 분들에게 큰 의심을 일으킬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참 좋은 법연(法緣)으로 생각하겠습니다. 2022년 여름 개화산자락에서 시우 송강(時雨松江) 합장

벽암록 맛보기 한지본 5

현재 불교 신문에 인기리에 연재되고 있는 ‘벽암록 맛보기’가 한지본 책으로 출간되었다. 도서출판 도반에서는 한 개의 공안을 놓고 오랫동안 참구해야 하는 벽암록 책의 특성상 한지본이 잘 어울릴 것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수많은 책이 있고, 수많은 강의가 있지만, 그 모든 것들을 다 보고 들어도 나의 문제가 시원하게 해결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한 비유로 이해된다. 세상의 모든 음식의 레시피를 다 알고 있어도 나는 전혀 맛있지도 배부르지도 않다. 참선공부는 큰 의심에서 시작되고, 『벽암록(碧巖錄)』의 선문답은 본체 또는 주인공에 대한 의심을 촉발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의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로 설명은 간략하게 하고 자세한 풀이는 생략했습니다. 너무 자세한 설명은 스스로 의심을 일으키기는 커녕 자칫 다 알았다는 착각에 빠지게 하기 때문입니다.

벽암록 맛보기 한지본 6

저자 머리글 2021년 초에 불교신문사에서 새로운 연재를 부탁하기에 <벽암록 맛보기>라는 제목으로 『벽암록(碧巖錄)』의 본칙(本則)과 송(頌)을 중심으로 1회 1칙씩을 연재하기로 했습니다. 정해진 지면에 맞추다 보니 여러 가지 도움이 될 장치를 생략하게 되었으나, 공부하기에는 크게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불교신문 독자들 가운데 책으로 공부하기를 원하는 분들이 많아서 이제 10칙씩을 묶어 한지제본의 <벽암록 맛보기>를 차례로 출판하기로 하였습니다. 불교신문 지면에 실린 내용에다 몇 가지 도움이 될 부분을 더하여 편집의 묘를 살린 것입니다. 참선공부는 큰 의심에서 시작되고, 『벽암록(碧巖錄)』의 선문답은 본체 또는 주인공에 대한 의심을 촉발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의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로 설명은 간략하게 하고 자세한 풀이는 생략했습니다. 너무 자세한 설명은 스스로 의심을 일으키기는 커녕 자칫 다 알았다는 착각에 빠지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이 많은 분들에게 큰 의심을 일으킬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참 좋은 법연(法緣)으로 생각하겠습니다. 2022년 여름 개화산자락에서 시우 송강(時雨松江) 합장

벽암록 맛보기 한지본 7

2021년 초에 불교신문사에서 새로운 연재를 부탁하기에 <벽암록 맛보기>라는 제목으로 『벽암록(碧巖錄)』의 본칙(本則)과 송(頌)을 중심으로 1회 1칙씩을 연재하기로 했습니다. 정해진 지면에 맞추다 보니 여러 가지 도움이 될 장치를 생략하게 되었으나, 공부하기에는 크게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불교신문 독자들 가운데 책으로 공부하기를 원하는 분들이 많아서 이제 10칙씩을 묶어 한지제본의 <벽암록 맛보기>를 차례로 출판하기로 하였습니다. 불교신문 지면에 실린 내용에다 몇 가지 도움이 될 부분을 더하여 편집의 묘를 살린 것입니다. 참선공부는 큰 의심에서 시작되고, 『벽암록(碧巖錄)』의 선문답은 본체 또는 주인공에 대한 의심을 촉발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의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로 설명은 간략하게 하고 자세한 풀이는 생략했습니다. 너무 자세한 설명은 스스로 의심을 일으키기는 커녕 자칫 다 알았다는 착각에 빠지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이 많은 분들에게 큰 의심을 일으킬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참 좋은 법연(法緣)으로 생각하겠습니다. 2022년 여름 개화산자락에서 시우 송강(時雨松江) 합장 - 머리글

벽암록 맛보기 한지본 8

2021년 초에 불교신문사에서 새로운 연재를 부탁하기에 <벽암록 맛보기>라는 제목으로 『벽암록(碧巖錄)』의 본칙(本則)과 송(頌)을 중심으로 1회 1칙씩을 연재하기로 했습니다. 정해진 지면에 맞추다 보니 여러 가지 도움이 될 장치를 생략하게 되었으나, 공부하기에는 크게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불교신문 독자들 가운데 책으로 공부하기를 원하는 분들이 많아서 이제 10칙씩을 묶어 한지제본의 <벽암록 맛보기>를 차례로 출판하기로 하였습니다. 불교신문 지면에 실린 내용에다 몇 가지 도움이 될 부분을 더하여 편집의 묘를 살린 것입니다. 참선공부는 큰 의심에서 시작되고, 『벽암록(碧巖錄)』의 선문답은 본체 또는 주인공에 대한 의심을 촉발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의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로 설명은 간략하게 하고 자세한 풀이는 생략했습니다. 너무 자세한 설명은 스스로 의심을 일으키기는 커녕 자칫 다 알았다는 착각에 빠지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이 많은 분들에게 큰 의심을 일으킬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참 좋은 법연(法緣)으로 생각하겠습니다. 2022년 여름 개화산자락에서 시우 송강(時雨松江) 합장

삼조 승찬 대사 신심명 (信心銘) (양장)

책을 펴내며 화두병에 걸려 무쇠로 만든 상자에 갇힌 꼴이 되어서 스승님 화엄 선사(華嚴禪師)를 찾아갔을 때, 스승님은 내 병을 묻지도 않았고 특별한 법문도 하지 않으셨다. 늘 나와 같이 나무하고 밭을 일구셨다. 그러면서 가끔씩 당신께서 공부하시던 말씀을 스쳐가는 바람처럼 해 주셨다. 스승님의 방에는 단정하나 힘 있는 서체로 쓴 액자가 하나 걸려 있었다. 동산(東山) 노스님이 쓰신 신심명(信心銘)이었다. 2년 동안 스승님을 모시며 방청소나 시중을 들면서 매일 한두 번은 액자의 글을 읽었다. 그러기를 1년여, 나는 신심명의 처음 네 구절에서 스승님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도에 이르는 것은 어려울 것이 없다. 오직 자기 뜻에 맞춰 취사선택하는 것을 놓으면 된다. 다만 미워하지도 않고 애착하지만 않는다면, 확 트여 분명해질 것이다.” 스승님이 바로 그러셨다. 그것을 안 순간 나를 가두고 있던 무쇠상자는 사라졌었다. 참 잘살게 된 요즘, 의외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왜 힘들까를 살펴보면 바로 자기 뜻대로 되길 바라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뜻대로’라는 것이 본래 자기의 것이 아니라 바깥에서 들어온 것이었다. 밖에서 들어온 것이 주인 노릇을 하니, 주인은 되레 끌려 다니고 있는 셈이다. 본디 자기의 참마음에는 괴로움이 없었건만, 밖에서 들어온 지식(정보)이 괴로움을 만들어 버린 것이다. 삼조 승찬(三祖僧璨) 대사는 20년이 넘는 세월을 문둥병으로 고생하셨다. 당시로서는 나을 수 없는 하늘의 형벌이라는 이 병을 앓으면서 사람대접을 받지도 못했다. 그러니 그 괴로움이 어떠했겠는가. 하지만 혜가 대사를 만나 참마음을 보게 된 순간 짓누르던 업장(業障)의 짐을 벗어버리고 해탈하였으며, 불가사의하게도 문둥병까지 나았다. 『신심명』은 승찬 대사께서 마음으로 읊은 해탈의 노래이니, 힘들어하는 모든 이들이 승찬 대사를 만나 해탈의 기쁨을 누리길 바랄 뿐이다. 불기 2557년 동안거 백일기도 중에 개화사에서 시우 송강 합장

송강스님의 마음으로 보기

2008년 방송활동 등으로 오랫동안 원고청탁을 사양해 오던 불교신문에 대해 빚을 갚는다는 심정으로 연재하기 시작한 것이 <송강스님의 백문백답>이었습니다. 2년에 걸쳐 연재를 마칠 즈음인 2009년 말에 다시 불교신문사에서 1년간 새로운 형식의 글을 써 달라는 청탁이 왔습니다. 극구 사양했지만 결국 끈질긴 기자의 설득에 넘어가 2010년에 쓰게 된 것이 <송강스님의 마음으로 보기>입니다. <백문백답>은 많은 사람들이 불교에 대해 궁금해 하는 내용이나 혹은 잘못 알고 있는 것들에 관해 쓴 것이고, <마음으로 보기>는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현상들을 지혜의 안목으로 바라보면 어떻게 되는지에 초점이 맞추어진 것입니다. 부처님의 지혜는 대장경 속에 감춰져 있거나 학문의 연구대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학문적 대상으로 삼아 연구하는 것은 그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지만, 부처님의 본뜻은 스스로 자신의 본체를 깨달아 그로부터 나오는 지혜를 쓰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의 삶은 온 우주와 그물처럼 얽힌 연기적 관계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생각대로만 살아지지가 않습니다. 자신의 생각이 어리석으면 삶이 힘들고 괴로운 것이며, 자신의 생각이 지혜로우면 삶은 여유롭고 즐거운 것입니다. 지혜는 밖으로부터 우리에게 들어오는 것이 아닙니다. 다시 말해 지식탐구와 정보의 축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어리석음도 지혜도 ‘마음’으로부터 비롯됩니다. 마음이 혼탁하면 생각이 어리석고, 마음이 맑으면 생각이 지혜롭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마음은 오직 자신만이 맑힐 수 있습니다. 물론 성현의 가르침이나 마음공부를 오래한 선배들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는 있지만, 최종적인 것은 자신이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마음을 맑히는 일은 너무나 간단합니다. 밖으로부터 들어온 정보와 지식은 안개처럼 자신의 안목을 가린다는 것을 깨달으면 됩니다. 그 정보들이 자신을 끌고 다니게 가만 두지 말고, 그 생각이 일어나기 전의 상태 즉 맑음(고요함)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틈틈이 홀로 앉아 본래 허공과 같고 맑은 거울과 같은 상태로 돌아가면 됩니다. 그런 노력의 결과로 마음이 언제나 텅 빈 허공 같은 상태가 되면, 그 마음에 어떤 것이 오고가도 그저 편안하고 즐겁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만나는 여러 가지 현상을 통해 지혜로운 삶으로 나아가는 얘기입니다. 글을 보시면서 자신의 마음을 보게 된다면 참 좋겠습니다. 가장 적은 노력으로 가장 빨리 행복해지는 방법은 자신의 마음을 보는 것이니까요. 바로 그 맑은 자신의 마음으로 세상을 보시면, 바로 자신의 삶이 아름답다는 것을 아시게 될 것입니다. 2021년 백중기도를 봉행하는 여름안거 중에

초발심자경문

...저자 머리글 책을 펴내며 돈은 많았으나 매우 어리석은 부자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다른 부잣집에 놀러갔다가 아름다운 삼층 누각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높고 시원한 누각에 부러움이 생긴 그는 집에 돌아오자 삼층 누각을 지은 목수에게 똑같은 누각을 지으라고 시켰습니다. 목수는 곧 땅을 고르고 기초 작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을 본 어리석은 부자는 기초도 1층도 2층도 필요 없으니 곧바로 3층 누각을 지으라고 요구했습니다. 바로 『백유경(百喩經)』에 나오는 얘기입니다. 누구라도 이 얘기를 접하면 어리석은 부자를 비웃겠지만, 사실 마음공부나 수행에 있어서는 대부분이 어리석은 부자와 같은 욕심을 냅니다. 최근의 보고서에서 출가를 희망했던 행자들이 출가를 포기하는 이유로 행자들에게 고된 일만 시키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본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어리석은 부자가 기초 작업 따윈 필요 없다고 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는 분석입니다. 비록 겉보기에는 그저 고된 막노동처럼 보일지라도 그것이 행자의 아만(我慢)과 분별(分別)을 내려놓게 하는 필요한 과정이라는 것을 체험해 보지 않은 이들은 알 수가 없는 것이지요. 예로부터 출가 초기에 반드시 배우고 익혀서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했던 교재가 있습니다. 바로 『초발심자경문』입니다. 세 분의 고승이 후학들을 위해 저술한 것을 통칭하여 부르는 이 교재는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초석이 될 뿐만 아니라 수행의 전 과정에서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금과옥조(金科玉條)라고 할 것입니다. 출가해서 오랜 세월이 지난 스님들을 만나보면 바로 이 교재의 가르침을 익혀 자기 것으로 한 이와 그렇지 못한 이가 확연히 구분됩니다. 잘 익힌 이는 착실하게 자기 수행을 하여 다른 이들의 선지식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고등학교 2학년 때 눈물을 흘리며 『초발심자경문』을 공부한 이래 항상 곁에 두었고, 여러 차례 강의를 하면서 늘 새로운 감동을 받았습니다. 불교 수행은 출가자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재가 불자도 충분히 수행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초발심자경문』을 출가자는 물론 재가불자에게도 맞추어 해설을 해 보았습니다. 이것은 10년에서 20년 정도 저와 함께 공부했던 개화사 일요정기법회 불자들에게 강의했던 내용이기도 합니다. 지식은 인터넷을 통해 누구나 전문가처럼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수행은 자기의 마음공부이기에 인터넷의 지식으로도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오직 깨닫겠다는 확고한 신념으로 용맹스럽게 정진하는 사람만이 마음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온갖 이론이 한 번의 실천을 대신하지 못합니다. 많은 분들이 세 분 고승의 간절한 가르침과 인연이 되어 자유롭고 행복한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2016년 가을 백일관음기도를 시작하면서 開花山 開華寺에서 時雨 松江 合掌

한산 화엄

1980년 10.27법난을 겪은 후 중앙승가대학교에 공부하러 올라올 때, 스승님께서 왜 다시 교학을 연구하려 하느냐고 물으셨습니다. 그때 세 가지 이유를 말씀드렸습니다. 첫째, 팔만대장경을 모두 섭렵하여 부처님과 옛 조사님들을 모두 만나봐야겠다는 것. 둘째, 제 자신이 수행의 길에서 다시는 물러서지 않는 불퇴전의 자리에 이르러야겠다는 것. 셋째, 훗날 가장 존경하는 스승님에 대한 기록을 남길 수 있는 실력을 갖춰야겠다는 것. 2001년 스승님께서 대적삼매(大寂三昧)에 드신 후 사형사제들과 스승님에 대한 책을 만들기로 의논하고 한산문도(寒山門徒) 차원의 출판을 시도하였으나, 여러 사정으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세월만보내고 말았습니다. 2018년 문도장인 지족 사형님을 모시고 스승님 일화를 얘기하다가 내 개인적인 입장에서 스승님에 대한 책을 만들어야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로부터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기 시작하여 2019년 3월에 원고를 마무리지었습니다. 이 책은 제가 지켜본 스승님의 모습 및 스승님과 저와의 개인적인 대화가 중심이 되어 있고, 선배 스님들로부터 전해들은 스승님의 일화가 얼마간 있습니다. 이 책은 오로지 제 기억에 의한 것입니다. 만약 스승님에 대한 설명 중 잘못이 있다면 그것은 오로지 제 기억이나 제 살핌에 잘못이 있는 것입니다. 만약 허물이 보이시더라도 다만 제 기억이 더 희미 해지기 전에 스승님의 모습을 글과 사진으로 남기고자 하는 저의 작은 바람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넓은 마음으로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제 마음속에 숨 쉬고 계시는 스승님께 이 작은 책을 바칩니다. 2019년 부처님 오신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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