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하고 맑게! 그리고 솔직하게!
내 마음을 보여 줄 수 있다면……
누군가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하고 싶은 말이 있지만 말하기 창피할 때, 친구의 마음을 알고 싶은데 말해 주지 않아 그 마음을 알 수 없을 때, 마음이 투명했으면 좋겠다고 한 번쯤 생각해 봤을 거예요. 하지만 그럴 수 없어 종종 오해하고 상처받기도 하고, 친구와 멀어지기까지 하지요. 하지만 우리는 마음을 보일 때보다는 숨기려 할 때가 더 많은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으면 속상해하고 서운해하지요.
유리메기(글래스캣피시)는 메깃과 중 가장 투명한 물고기예요. 등뼈와 내장까지 훤히 보이지요. 이 물고기를 보면서 사람도 이렇게 투명하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속이 다 보이면 상대방의 마음을 솔직하게 알 수 있고, 내가 좋아하는 마음도 있는 그대로 보여 줄 수 있을 테니까요.
우리 마음속엔 누구나 다 이 유리메기 한 마리가 살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어느 순간엔 그 투명한 마음이 보일 때가 있지요. 내 마음을 진심으로 보여 주고 싶을 때 우리는 솔직하게 다가갑니다. 그럴 땐 상대방도 빗장을 열고 마음을 받아들이지요. 그러면서 자기 마음도 열어 주고요. 이렇게 각자가 품고 있는 유
리메기는 서로의 마음을 열어 주는 열쇠가 되는 것 같아요.
이 책의 주인공인 강이는 이렇게 말해요.
“내가 상대방의 마음을 그대로 봐 주려고 노력하면 상대방이 마음을 연다는 걸 알았어. 그리고 내 마음까지 열어 준다는 것도 깨달았지.”
아직 한 번도 유리메기를 꺼내 보지 않은 친구가 있나요? 이번 기회에 용기를 내 유리메기를 불러 보면 어떨까요? 좋아하는 친구에게, 잘못한 친구에게, 마음과 다르게 말한 자신에게…….
내 마음속 유리메기를 생각하며
잔혹한 시련의 역사가 주는 변화들과 그 의미들은 때때로 아름답고 찬란한 역사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땅 위에 핀 꽃만이 아니라 땅속에 내린 뿌리의 고통까지 봐야 진정한 꽃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유이지요. 그래서 우리에겐 아픈 역사의 되새김이 더 중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 시간을 딛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 가기 위해서는 과거를 성찰하고 반성하는 작업이 먼저 이루어져야 해요. 그래서 아프지만 꼭 알아야 할 우리 역사의 이야기를, 그중에서도 여순항쟁에 대한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작품으로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관련한 자료를 찾던 어느 날 억울하게 총살당한 故 김생옥 선생님의 사연을 알게 되었습니다. 매우 안타깝고 슬픈 이 사연은 내 마음으로 들어왔고, 이 그림책의 배경이 되었습니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아이들의 꿈과 희망마저 짓밟힌 여순항쟁의 진실을 알리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습니다.
아이들은 동화책을 읽으면 보통 '재미있어요'라고 말하거나 '재미없어요'라고 말하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아이들이 말하는 재미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재미란 무엇일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이것인가 하면 아니라 하고, 찾았다고 생각하면 어느새 사라져 버리곤 합니다. … 중략 … 책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종알거리는 아이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곤 합니다. 그리고 이런 게 재미가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상상력이 풍부해지고 생각이 점점 자라고 마음은 사랑으로 따뜻해지고 그렇게 자기도 모르게 점점 성숙해지게 만드는 동화 말이지요. 저는 정말 재미있는 동화를 쓰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책을 덮으면서 '이 책 정말 재미있어요'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동화 말입니다. 요즘처럼 가족과 함께할 시간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따뜻한 가족 같은 동화, 친구들과 놀 시간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 주는 동화를 쓰도록 하겠습니다. (중략) - 수상 소감 중에서
어릴 적, 좋아하는 게 뭐냐고 어른들이 물으면 난 주저 없이 ‘별’이라고 말했어요.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이 정말 좋았어요. 저 별들 속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어떤 풍경을 담고 있을까, 우리와는 다른 모습이겠지? 온갖 상상을 하며 바라보곤 했지요. 신비하고 새롭고 놀라운 일들을 경험하면서 넓은 우주를 여행하는 꿈도 꾸면서요.
그래서 전 외계인이 있을 거라 믿는 쪽이에요. 외계에 사는 생명체들도 열심히 일하며 살고 있을 것 같아요. 우리처럼 놀이공원도 있고, 우리와는 다른 음식이겠지만 멋진 식당도 있고, 우주에 관한 책들로 가득한 도서관도 있을 것 같아요. 이런 생각을 하다가 ‘전기수’가 떠올랐어요.
전기수는 조선 시대에 책을 읽어 주던 사람이에요. 외계에서 전기수가 온다면 정말 재미난 이야기를 많이 해 줄 것 같아요. 여기서는 듣지 못하는 우주에 관한 이야기들을 말이에요.
시골 혜성 분교 네 명의 아이들, 콩알 부대는 그렇게 해서 외계에서 온 전기수 아저씨를 만났어요. 콩알 부대도 여러분들도 함께 이야기를 듣게 되어 기쁘다고 하네요! 전기수 아저씨가 들려주는 ‘우주 최강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요.
여러분도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도전하면 좋겠어요. 그럴 수 있으려면 부지런함과 용기가 필요하겠죠. 이 책을 읽은 여러분들은 부지런함도, 용기도 갖게 될 거예요. 전기수 아저씨의 이야기를 듣고 동구, 서연, 도진, 만호가 각자의 꿈을 향해 나아가듯, 저의 이야기가 여러분에게 그런 힘을 줄 수 있길 바라요.
언젠가는 정말 우주로 체험 학습을 하러 가게 될지도 몰라요. 아니 그럴 날이 꼭 올 거라고 믿고 있어요. 그때 콩알 부대와 이 책을 읽은 여러분들이 함께 갈 수 있다면 좋겠네요.
언젠가 차를 타고 가는데 앞쪽에 가던 차 한 대가 깜빡깜빡 비상등을 켜고 그 자리에 섰어요. 그러자 앞차에 문제가 생겼음을 안 뒤차들이 옆으로 비켜 지나갔어요. 어떤 차는 도와주려는지 운전자가 내려 무슨 일인가 물어보는 모습도 보였어요. 만약 앞차가 비상등을 켜지 않 았다면, 상황을 모르는 뒤차들이 빵빵거리거나 험한 말을 하지 않았을까요?
요즘 우울증 환자가 많이 늘었다고 해요. 그 증상과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마음의 병을 앓고 있어요. 그런데 그런 아픔을 꺼내지 못하고 안으로만 담아 두는 사람들도 많아요. 말하지 못하는 아픔은 그 크기가 점점 커지는데 말이죠. 우울증은 약물 치료도 필요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극복 방법은 바로 가까운 이들의 배려와 사랑 그리고 진심으로 마음의 소리를 들어주는 일이라 생각해요. 누군가 보내는 작은 신호를 찾아내고, 그 신호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지요.
여러분도 아시죠? 닫힌 마음을 열기 위한 비밀번호는 바로 가족, 친구 그리고 이웃의 손길이라는 걸요. 우리는 결코 혼자서는 살 수 없어요. 함께 걸어가고 함께 나누었을 때 활기차고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지요. 문제가 생겼을 때 깜박깜박 신호를 주는 자동차처럼, 마음이 아플 땐 옆에 있는 누구에게라도 아프다고 말해 주면 좋겠어요. 그 아픔을 말하지 않으면 지켜보는 사람도 같이 아프게 되지만, 아픔을 얘기하고 나누면 나아갈 길을 함께 찾을 수 있게 되거든요.
저는 이 작품을 통해 우울증 극복에는 함께하는 진정한 마음과 따뜻한 사랑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엄마의 우울증 극복을 위해 좌충우돌 노력하는 두 형제의 모습과, 자신을 위해 노력하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두 아들을보면서 서서히 마음의 빗장을 여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 주고 싶었어요.
이 책을 읽은 독자의 마음도 활짝 열리고, 그 속에서 작은 꽃 한 송이 피어나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