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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국내저자 > 어린이/유아

이름:권정현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70년, 대한민국 충청북도 청원

최근작
2024년 4월 <쇼팽을 읽다>

검은 모자를 쓴 여자

이 소설은 처음과 끝이, 왼쪽과 오른쪽이, 위와 아래가, 과거와 현재가 구분되지 않고 동그라미 안에 뒤섞여 있다. 우리는 여전히 제 꼬리의 기원을 찾아, 제 꼬리를 물기 위해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진실과 정의, 시대와 역사, 슬픔과 기쁨, 잠깐 스치는 인연들, 나아가 우리 삶이 이럴 것이다.

골목에 관한 어떤 오마주

어느 새벽에 산책을 나갔다가 새를 주운 적이 있다. 온 몸에 푸른 기운이 도는 작은 새였다. 매번 후회하면서도 의자에 앉아 꾸역꾸역 쓰는 나를 3인칭으로 느끼며 “불가해하다”라고 혼자 중얼거린다. 이건 마치 고통만 남는 사랑의 감정과 같다. 여기 실린 소설들은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썼던 것들이다. 시간이 길다보니 하나의 테마 같은 것은 크게 의도하지 않았다. 그냥 그때그때, 아 이거 좋겠네, 이런 느낌이 지나갈 때 메모를 해두고 살이 붙으면 어느 한 날 작정하고 문장을 썼다. 그 사이 나는 새로운 골목들과 익숙해지거나 그곳을 떠났다. 누군가는 사라지고 누군가를 새로 알았다. 거리에서 열쇠 하나를 주워와 종일 서랍마다 꽂아본 적도 있다. 버스 정류장에 앉아 사람들의 뒷모습만 바라본 적도 있다. 골목길, 한 짝만 돌아다니는 신발을 주워 나머지 한 짝의 행방을 찾기도 했다. 무겁거나 가벼운 관계들 속에서 성장하거나 실수하거나 비틀거리며 걸어왔다. 그러다가 꽃 핀 길가에 앉아 며칠 쉬며 돌아보는 중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뭘 썼는지 잘 모르겠다. 일상 속에서 밥 먹고 연애하고 일하고 관계와 관계들의 부딪힘 속에서 얻어지는 크고 작은 인식들, 공허와 소외, 삶에 대한 성찰들, 그런 이야기는 강박처럼 쓰지 않겠다고 생각해왔던 것 같다. 습작기에 수없이 읽어오고 지금도 읽고 있는 소설들의 거개가 그런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짜 이야기란 바로 길에서 열쇠 하나를 줍는 일이나 버스 정류장 의자에 앉은 사내의 뒷모습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지, 작가의 말을 쓰려고 하니 불현 듯 그런 성찰이 손가락을 멈추게 한다. 사람들의 행동과 말투, 타인에게 보여지는 이미지, 필사적으로 살아가는 그림자 속에 반사된 나를 본다. 그리고 느낀다. 고통과 행복, 매 순간 와 닿는 감각 속에서 변화하는 나를 본다. 어느 순간 행복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성장을 위해 내 앞에 행불행의 과제들이 펼쳐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그 순간의 부딪힘 속에 고요한 나를 객관적으로 느끼게 되었을 때, 전부는 아니지만 지금껏 나를 짓누르던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순간순간 빛나는 이 삶이, 나를 둘러싼 소중한 관계들이 고맙고 감사하다.

굿바이! 명왕성

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1년에 한두 번씩은 꼭 이사를 하던 시절이 있었다. 할 때마다 '다시는 이사하지 않아도 되는 곳'을 꿈꾸지만 이사하고 나서 짐이 정리되면 지도를 펴 놓고 동서남북의 길들을 탐색했다. 동사무소에 들러 작정하고 주민등록을 떼어 보니 서울에 올라온 이후에만 스무 번 가까이 거주지를 옮겼다. 무엇으로부터 그렇게 쫓기듯 도망 다닌 것인지, 무엇을 찾아 헤맨 건지 지난 시절이 아득하다. 여기 실린 아홉 편의 소설들은 그 와중에 쓰인 불안정한 내 정신의 기록이다.

몽유도원

이 소설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꿈과 욕망에 관한 이야기다. 그림을 빌렸지만, 소설쓰기에 대한 내 고민이기도 하다.

미미상

1. 상원사에 갔다가 〈십우도〉를 본 뒤 소설로 형상화해보리라 마음먹은 적이 있다. 오늘 그것을 이루었다. 2. 소설가가 되기 전부터 궁금했다. 내가 사랑 이야기를 쓴다면 어떤 모양과 빛깔을 갖게 될지. 나는 숱한 위선의 순간을 건너왔으므로 사랑에 대하여 지고지순하다 말을 할 수 없다. 그러므로 1천 개의 꽃과 바늘과 벌레와 1만 개의 배반을 지나왔다고 말할 수 없다. (당신들과 만찬가지로) 하니, 누가 그것에 대하여 내게 말해다오. 추운 날 우리가 얼마나 자주 미미상 앞을 서성였는지. 마흔의 끝자락에 닿았는데 나는 여전히 그것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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