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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김부조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57년, 대한민국 울산

최근작
2023년 6월 <우리 모두는 길치였다>

곡선에 물들다

10년. 침묵하던 산들이 천천히 자리바꿈을 하고 있다는 낭보가 불쑥 날아들었다. 이제 기꺼이, ‘자유’를 초대할 것이다.

그리움도 사랑이다

불면의 밤이 길었다. 누구의 허락도 없이 시를 쓴다는 것은, 견딜 수 없는 무모함이었다. 숱한 밤을, 망설임으로 지새웠다. 이제, 오랜 숙면을 위한 침실로 들어가야겠기에 제3시집을 펴낸다. 부끄러운 마음 또한, 잊지 않기로 한다.

어머니의 뒷모습

2011년 이른 봄날에 첫 시집을 낸 뒤로 침묵에 감사하며 살았다. 열린 세상을 향해 닫혔던 귀를 열었으니 오로지 듣는 일에 충실하면 되었다. 나의 내면을 첫 시집으로 들키고만 수치스러움도 한 겹 더 거들고 나섰다. 겁 없는 항해는 그만 지양하리라 다짐했다. 그러나, 하나의 계절이 더 지워질 무렵, 세상의 육중한 문은 닫히고 나의 얇은 귀도 더 이상 열려 있지 않으려 했다. 말끔하리라 여겼던 나의 밑바닥에선 어느새 새로운 이끼들이 돋아나고 있었다. 그 외면할 수 없는 축축함과의 처절한 싸움이 시작되었다. 건조를 위한 몸부림이었으리라. 이제, 그리움의 다른 이름으로만 자리매김하셨던 어머니와의 해후, 볕이 좋은 날과 서먹한 날의 마중, 오래된 안경점 앞에서의 막연한 기다림, 그리고 땅거미 지는 백사마을에서의 허전함까지 버무려 두 번째 고백을 자청하게 되었다. 나의 침묵에 버금가는 침묵으로 눈감아 준 고요의 숲과, 바람 없이도 날아오르던 새들, 그리고 곡선의 비밀을 누설해 준 강물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첫 시집에 이어 소중한 발문(跋文)을 기꺼이 주신 함홍근 은사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권기만 시인이 던진 가슴 뜨끔한 메시지를 다시 꺼내 읽어 본다. ‘함부로 시인이 되려고 해서는 안 된다. 하다가 안 되면 결국 가짜 시인이 되고 말기 때문이다. 그런 사이비 시인이 너무 많아서 행복한 나라가 우리나라다. 그래서 참다운 상상력을 만나는 일이 쉽지가 않다. 혼선이고 뒤죽박죽이고 지루하고 무겁다. 유명하다는 시인들이 더 시대정신이 없다. 더 시대를 앓지 않는다.’

조용한 질서

“미숙한 시인들은 모방한다. 완숙한 시인들은 훔친다. 나쁜 시인들은 훔쳐 온 것을 흉하게 만들고 좋은 시인들은 더 낫게 만든다. 더 낫지 않다 하더라도 적어도 훔쳐 온 것과 다르게는 만든다.” T.S. 엘리엇이 남긴 말이다. 시인의 말로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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