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5월 10일 교육민주화선언 서울지역 교사대회 뒤풀이에서 즉흥시 「교육민주화를 위한 비나리」를 발표한 후 나에게 시는 딴 동네 일이었다. 물론 30년 동안 이런 저런 성명서, 고천문, 추도사 따위를 여럿 썼지만 언감생심 본격적으로 시를 써 보겠다고 마음먹은 적은 없었다. 그러다가 최근 ‘얼숲 벗님들’에게 이런 저런 댓글을 달고 노는데 이왕이면 ‘소리 놀이’로 놀아 보자며 써 본 것이 200편이 넘었다. 내처 이 나이에 처녀 시집이라니! 맞선 보러 나가는 큰 애기처럼 가슴 두근거린다. 시를 함께 고른 조재도 시인과 해설을 써준 김진경 시인, 서둘러 발간해 주신 작은숲 출판사 강봉구 사장에게 고마움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