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저 <한미 FTA 폭주를 멈춰라>를 읽은 독자라면, 이 책이 바로 그 에필로그에 등장하는 마지막 장면, 즉 '청년에게 인사시키는 나라의 미래'에 연결되는 내용이라는 점을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20대의 청년들이 슈퍼마켓에서 인사나 하는 직업이 아닌 다른 삶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 수 있을 것인가"하는 고민에서 출발한 이 책은, 앞으로 진행될 일련의 '한국 경제의 대안 시리즈'의 첫 번째 결과물이라고 이해하면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대담하는 내내, 이 사람들하고는 미래를 얘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땅의 수많은 돌덩이들이 원석에서 다이아몬드로 꽃을 피우는 우리의 미래. 박용진, 김세연과 함께 잠시라도 그런 미래에 대한 꿈을 꿀 수 있어서 대담 내내 행복했습니다.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는 그 미래로 가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더 많은 축복을 나누기 위한 삶의 기초가 생활협동조합에 있다는 것이 2007년 내가 가지고 있는 잠정적 결론이다. 다른 곳에서는 어려운가? 교회마저도 권력기관처럼 서로를 저주하면서 지내는 지금, 그런 곳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사람은 본래 유혹에 약한 존재이다. 탐욕을 누르고 축복하는 것도 모두를 불행하게 하는 이 시스템에서는 따로 훈련하고 배우지 않으면 실행하기가 어렵다. 다른 대안을 찾아낼 때까지 현재로서는 사람과 자연에 대한 축복을 동시에 구현하면서 자신이 행복해질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생활협동조합이 만들어내는 협동진화의 틀 안에서 같이 진화하는 것이다. 골방에서, 술집에서, 백화점에서, 그리고 골프장에서, 축복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여러분들 모두의 삶에 축복이 있기를 바란다.
인간의 경제적 삶을 다루는 학문에 인간이 빠져서야 어찌 경제학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극도로 앙상해졌던 경제학에 다시 살이 붙어 통통해지는 과정이 앞으로 진행될 경제학의 변화가 될 것이다. 좀 멋지게 얘기하면, 하나의 학파가 지배하던 시절에서 학문적 혹은 이론적 다양성을 추구하는 시기가 온다고 할 수 있다. 주류 안에 있던 경제학자인 존 캐서디의 [시장의 배반]은 그런 점에서 새로운 흐름의 선두주자다. 캐서디가 우리에게 펼쳐 보여 주는 세상은 우리가 앞으로 살아가게 될 '새로운 30년'의 밑그림과도 같다. 공포와 초조함으로 다가올 미래 경제에 대해 한 가지 안도해도 좋은 것은, [시장의 배반]이 보여 주는 새로운 경제가 악몽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가올 시대가 유토피아는 아니더라도 죽이지 않으면 죽는다는 독식 경쟁의 정글이 아니라는 사실은 새롭게 경제학을 공부할 동기를 제공한다.
나는 이 책에서 우리 시대의 새로운 이데올로기에 대해 다루고 싶었다. ‘자연스러운’ 경제논리를 정치적 논리로 재단하지 말라는 참견과 명령을, 우리는 자주 듣는다. 시장원리는 ‘자연스러운’ 것이므로 이데올로기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또 하나의 이데올로기가 아닐까? ‘보이지 않는 손’은 ‘겉보기와 달리’ 가치중립적이지 않다. 시장원리나 경제논리는 오늘날 반대자의 입을 틀어막고 진지한 문제제기를 금한다. 이것이 냉전시대의 반공주의와 뭐가 다른가?” - 작가의 말
“내가 독자들에게 결국 하고 싶은 이야기는 결국, 행복이었던 것 같다. 4년을 살아가는 인간들도 그 시간 동안에 충분히 행복하기도 하고, 불행하기도 하다. 100년이 주어졌다고 생각하면, 우리는 시간이 왠지 묽어진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렇지만 4년이라고 압축을 하면, 농도가 매우 높아진다.
뭐든 할 수 있는 시간이다. 독자 여러분의 4년이 밀도 있고, 행복으로 가득한 시간이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