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목자 곁에 머물고
그분이 주신 생수를 마시며 살아 왔습니다
세상의 굉음과 소음 속에서도
양은 자기 목자의 말을 듣습니다
이제 양은
양의 문이 되어 주신
목자만을 신뢰하며 따릅니다
그 주인의 귓속말까지도
잘 알아듣는 양이 되었습니다
몰랐습니다
그 사랑과 관심이
내 삶의 모든
공급의 원천이었다는 것을
이제야
조금 알듯합니다
자기 생명까지 아끼지 않는
그 크고 놀라운
사랑의 높이와 깊이를
이제야
아주 조금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 사랑의 넓이와 길이가
이제 내가 받은
그 생명수를
아주 조금씩이라도
흘려보내는
통로가 되고 싶습니다
값없이 받은
그 큰 은혜를
그 큰 사랑을
그 큰 축복을
나누고 싶습니다
때론 시로
때론 노래로
때론 섬김으로
- 염창동 소금 창고에서
살아온 날들을
가만히 돌아보니
주 안에서의 삶에 의미 없는 일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때론 죽을 것 같은 순간도
버림받은 것같이 느껴지던
하나님의 침묵의 시간도
끝날 것 같지 않던
오랜 기다림도
그 순간
내게 꼭 필요한
그분의 사랑법이었습니다
그 막막함과 절박함
자신의 한계 앞에
통곡으로 마주했던
그 시간이
어쩌면 그분의 목적으로 가는
필수 과정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오래 붙들고 있던 미련함
알면서 해결하지 못하고 끌고 다니던 고질병들
알량한 그 자존심
반드시 내려놓고야 말게 하시는
그분의 끈질긴 구애 시간이었다고 믿습니다
우리에게는
그냥 주님 발 앞에
오래 앉아 있을 수 있는
마리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분의 숨소리
그분의 나지막한 음성
그분의 사랑스런 손길
그분의 옷자락의 감촉
하나도 놓치지 않고
내게 담아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시간에
그분을 닮아 가겠지요
그분처럼 사랑하고 섬기며
그분의 나라
참기쁨과 참행복의 길로
사람들을 이끄는 사람
그분의 향기로
그분의 편지로
전해지길 소망합니다
염창동 소금 창고에서
오래 목마름이 있었습니다
우울했습니다
삶이 너무 무겁고 힘겨웠습니다
우울과 고독을 달고 다니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정작 목마름의 원인이 무엇인지도 몰랐습니다
그냥 물질 인정 사랑 풍요...... 일까
세상것으로는 결코 채워지지 않는
목마름이라는 것을
곧 알게 되었습니다
나의 참주인
나의 창조자
나를 만들고 세상에 보낸
그분을 만나서 모든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직 그분의 숨결로
그분의 생명으로
내 허한 가슴이 채워질 때
비로소 참평안과 참기쁨이 온다는 것을
허물과 죄로 죽었던 내가
그분의 생명값으로
용서와 회복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한없이 울었습니다
그분의
십자가 보혈의 옷자락으로
초라한 나를 덮을 때
그때서야
그렇게 갈망하던
참평강이
따뜻한 이불처럼
나를 감싼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영원한 평강과 기쁨으로
그분이 내 안에
내가 그분 안에 머무는 법을
배우고 익히는 중입니다
염창동 소금 창고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