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언어에 가혹하고자 한다. 엇비슷한 언어를 불러놓고 이 언어는 어떻고 또 저 언어는 어떻다며 비정하게 언어를 들볶는다. 밀고 댕기고 하는 언어와의 실랑이에서 건지는 것은 무엇인가. 터져버린 언어의 소매 끝이다. 나는 다시 실망한다. 다시 딴전을 피우고 싶다. 하릴없이 언어의 성감대를 함부로 집적거리는 무례를 성희롱을 저지른다. 따돌린 언어는 서운한 일이지만 시의 얼안 밖에서 사라지거나 다른 틈새를 노린다. 시의 언어는 언어 이전의 언어임을 넌지시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