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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에세이

이름:안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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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서울총각 시골에 집짓고 장가간 이야기>

서울총각 시골에 집짓고 장가간 이야기

집을 짓겠다고 마음먹고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집을 지으면 10년 늙는다.”였다. 주변에서 “건축주와 시공업자가 벌인 살벌한 신경전에 피가 말랐다.”는 소리가 들렸다. 도대체 집을 짓는 것이 얼마나 힘들기에 이런 말들이 있을까. 나는 10년을 늙고 싶지도, 피를 말리고 싶지도 않았다. 하지만 혼기가 꽉 찬 농촌총각은 결혼 날짜를 잡았고, 부모님 옆방에 신혼살림을 차릴 수는 없었다. 두렵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궁금한 마음도 들었다. ‘나는 집을 지으며 몇 년이나 늙을까? 집이 완성될 무렵 시공업자와 머리채 잡고 싸우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10년 늙지 않았다. 설계 4개월, 시공 2개월 했으니, 딱 6개월만큼 늙었다. 또 시공업자와 싸우지도 않았고, 집이 마음에 들지 않아 볼 때마다 화가 치미는 사태도 벌어지지 않았다. 매일 아침 현장으로 가는 발걸음은 가벼웠고, 목수들과 함께 나날이 성장하는 집을 보면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공사가 끝난 지금, 집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상상 이상의 작품에 선물을 받은 기분이 든다. 추운 겨울, 마른 풀 외에 아무 것도 없던 곳에 예쁜 집 한 채가 실록의 품에 안겨 서 있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벅차오른다. 이 책은 집 구상을 시작한 2011년 11월부터 집짓기를 마친 2012년 5월까지의 기록이다. 처음에는 ‘좋은 기록 하나 남기자.’ 하는 마음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집짓기 기록은 기자생활을 하고 나서 생긴 직업병(뭔가를 쓰지 않으면 마음이 답답한 병)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집을 짓기 시작하면서, 건축주가 맞서야할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좋은 집을 짓고 싶은 마음만 있었지, 집에 대한 지식은 없었고, 그에 필요한 철학도 없었다. 인터넷 홍수 속에서 왜 지식이 없겠냐 하겠지만, 건축주에게는 검색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했다. 농촌총각은 집을 지으며 행복했다. 집이 완성되어 가는 과정은 그 자체로 경이였다. 물론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것은 허용 범위 안의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어디가 더 싼가?’ 하는 가격 비교나 건축박람회 수준의 정보가 아니었다. 더 중요한 것은 건축주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되어 설계부터 완공까지 집짓기 전 과정을 잘 조율하는 것이었다. 이 책에는 어떻게 하면 좋은 설계를 할 수 있는지, 어떤 시공업자를 선정해야 하는지, 시공 과정에서 유의할 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자세히 나와 있다. 우리는 한 가지 실험을 했다. 설계자, 시공업자, 건축주 모두가 행복한 집짓기가 그것이다. 또 가능하다면 그것을 매뉴얼로 만들고 싶었다. 이유는 단 하나, 집을 짓는 모든 이들이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집짓기의 처음, 중간, 끝에 만난 세 사람은 이 실험이 성공했다는 데에 합의했다. 집이 아름답게 완성되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에 아쉬움을 느끼고, 또 서로의 삶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 증거다. 나는 집짓기를 희망하는 많은 이들이 우리의 방법을 배워 행복한 집짓기를 했으면 좋겠다. 행복한 집짓기를 하는데 함께해준 분들이 있다. 예쁜 집을 설계한 김집건축가, 어떤 부탁에도 “할 수 있어요.”라는 말로 건축주의 마음을 편하게 해준 ‘목수와 철수’의 양재훈대표, 또 목수 양재철, 신동혁, 양재근, 방영제, 이병우 등 좋은 집을 만들어준 모든 분들, 고맙습니다. 평생 이웃이 된 안황하 장로님, 이정순 권사님(부모님), 그리고 평생 같은 집에서 살게 될 나의 리브가 윤혜린(아내),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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