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초등학교 교사로서 40여 년의 순례 길을 접어야 할 시간이 되었나 보다.
그동안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과 자연의 뭇 생명들 이야기가 귓가에 잔잔히 밀려온다.
이제 시간은 나더러 새로운 길 위에 서라 한다.
어느 길 위에 서 있더라도 낮은 데를 찾아 채우고 또 채워, 모두 우리가 되고자 하는 물의 모습을 닮으라 한다.
수능 시험을 앞둔 수험생의 마음으로 처녀 시집 『애기똥풀』을 내고 난 지 다섯 돌을 앞두고 다시 『제비콩을 심으며』로 세상을 맞는다.
그동안 밀어주고, 이끌어 주신 모든 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참기름 향 솔솔 묻어나는 절편을 먹는 즐거운 상상으로 시를 대하며 더욱 정진하고자 한다.
2016년 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