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프리드리히 니체를 일컬어 ‘현대 철학의 아버지’라고 합니다. 그는 신이 죽은 시대의 철학, 인간이 삶의 주인이 되어야 하는 현대 철학의 문을 연 위대한 철인입니다.
그는 신이 있던 자리에 최고의 인간, 아이를 두었습니다. 아이는 ‘춤추는 인간’입니다. 아이는 아무리 짙은 어둠 속에서도 길을 찾아갑니다. 타고난 직관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는 어떤 고난 속에서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습니다.
힘이 들면 아이는 쓰러져 잠을 잡니다. 일어나서는 해맑은 얼굴로 다시 자신의 길을 걸어갑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앞에는 길이 보이지 않는듯합니다. 하지만 아이의 눈으로 보면 새로운 길이 열릴 것입니다.
니체는 우리에게 춤을 추는 법을 가르쳐 줍니다. 그의 글을 읽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춤을 추게 됩니다. 우리는 마냥 즐거운 아이가 되어갈 것입니다.
내 마음이 흘러 흘러 도달한 곳은 글쓰기와 강의다. 글쓰기를 통해 ‘세상의 깊이’에 도달하려 하고, 강의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려 한다.
이제 道를 향해 나아가고 싶다. 쾌락주의자 에피쿠로스는 끝없이 쾌락을 추구하라고 한다. 지금까지의 내 마음도 끝없이 쾌락의 길을 걸은 것 같다.
하지만 내 마음속에 온갖 오물이 켜켜이 쌓여 있어 제대로 흐르지 못했다. 그래서 감각적 쾌락의 촉수들이 상처투성이가 되었다.
이제 마음의 오물들이 희미하게나마 보인다. 오물들만 잘 걷어내면 내 마음은 흘러갈 곳으로 흘러갈 것이다.
이렇게 마음이 흘러 흘러 도달할 곳은 어디일까. 나는 ‘영혼의 세계’라고 생각한다.
한평생 쾌락을 끈질기게 추구했던 에피쿠로스는 신장병 특유의 살을 찢는 듯한 고통 속에 죽어가면서도 “영혼의 만족을 통해 이 모든 고통을 잊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내 안에 영혼이 있다는 걸 선명히 깨달은 내가 참으로 다행스럽다.
그토록 힘겨웠던 지난날들, 내 영혼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생의 여정은 ‘감각에서 영혼까지’인데, 나는 감각을 제대로 깨우지 못했다. 감각이 제대로 깨어나지 못했기에 영혼은 내 마음 아주 깊은 곳에 묻혀 있었다.
눈물로 젖어 있는 내가 지나온 길들, 그러나 이제 내 앞길은 청량한 숲이 있는 길임을 안다.
하지만 숲에도 온갖 무서운 짐승들과 구렁텅이가 있다는 걸 안다.
그것들과 잘 화해하며 숲길을 가련다.
그러다 어느 나무 아래 쉴 때쯤, 어느 성자가 그랬듯 별빛과 눈빛이 마주쳐 혼연일체가 되고 싶다.
씨앗처럼 단단한 자아 과잉의 나, 펑 터지고 싶다.
만발한 삼라만상의 꽃 더미 속에서 나도 자그마한 꽃 한 송이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