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동안, 많은 사람이 이 소설을 두고 제게 질문했습니다. 왜 당신은 시줴와 같은 인물에 대해 썼습니까? 이 가족의 이야기를 쓰면서, 당신은 사람들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었습니까?
시줴라는 인물이든 『시줴의 겨울』이라는 작품이든,제가 그것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나 자신이 추구하는 꿈입니다. 그리고 그 꿈이 제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도전을 받고 회의하게 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저는 소설 쓰기란 실패자의 유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설사 그 와중에 누군가는 세속적 의미의 성공을 거두더라도 모든 소설가의 몸 안에는 언제나 자기 비하와 자기 회의의 영혼이 살아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자신의 모습이 전혀 아니라고 생각되면, 저는 앞서 써냈던 소설들을 펼쳐놓고, 흩어진 기억의 파편들을 불러내기 위해 애쓸 것입니다. 철새들이 그러하듯이 저는 최초의 그곳으로 돌아가려 애씁니다. 아무리 거센 바람과 풍랑이 몰아쳐도, 길을 가는 사람은 그렇게 할 수밖에 없습니다.
- 『시줴의 겨울』 한국어판 저자 서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