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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이름:임윤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60년, 대한민국 경북 의성

직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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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 <지워진 길>

서리꽃은 왜 유리창에 피는가

푸른빛이 붉은 파도를 앞세워 밀려들었다. 눈에 보이는 것만 믿었던 참과 보지 않고는 믿지 못했던 거짓 사이에서 나는 명제를 부정했다. 1+1=3이라는 논리는 눈으로 봐도 거짓이라는 걸 알기에 늦었지만 이제 명제라 결론 내린다. 명제의 부정이나 부정의 명제가 도처에서 활개치고 애매모호한 문장으로 진실을 숨긴 거짓들이 난무한 현실 외줄 타듯 위태로운 생의 길목에서 아직 혼돈에 빠져 흐느적거린다. 탈출하려고 몸부림칠수록 나의 시력은 어두워지고 그림자는 긴 거짓말만 늘어놓는다. 멀리 도망쳤다 생각하고 뒤돌아보면 아직 그 자리에 맴돌고 있는 나의 발자국들 오늘도 몽유병자처럼 선잠을 더듬거린다.

지워진 길

눈보라가 발목을 휘감는 엄동설한에 앞선 발자국이 사라지는 걸 바라본다. 나보다 먼저 걸어간 사람은 어디로 흘러갔는지, 나는 또 어디로 가는지, 방향을 가늠치 못해 지워진 길 위에서 방황하는 사람들. 압록강 하구 단동부터 두만강 하구 방천까지 한반도 경계의 강은 그대로인데 강을 건너는 사람은 없다. 국경을 넘나들던 수많은 길은 잡초에 묻히고 철조망에 막혀 지워졌다. 불과 한 세기 전에 자유롭게 건너던 우리의 길은 무관심의 시간 속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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