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가 되기를 빌고 빈 세모’에서 조금씩 변해간다. 세상의 풍파에 내가 세모가 아니게 마모되어가는 것인지, 내가 더는 네모가 되기를 바라지 않는 것인지 정확히 모르겠다. ‘네모가 되기를 바라는 네모’였다면 덜 외롭고 안온한 삶을 살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이야기의 세계에서는, 네모가 되기를 바라는 네모는 아무런 매력이 없다. 네모가 되기를 빌고 빈 세모 쪽이 더 문학적이다.
모든 준비생들과 지망생들, 기회만 주어진다면 잘 해낼 사람들이지만 기회는 좀처럼 주어지지 않는다. 그런 상황에 놓인 누군가가 자신이 사랑하는 것들을 미워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자신을 미워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소설을 썼다. 그건 나에게 누군가 해주었으면 하는 이야기였다.